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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프형 심층분석 보고서 게시판읽기(「Futures Brief」공간컴퓨팅 혁명의 파급효과와 의미, N.E.X.T <제24-01호>) | 국회미래연구원

국가 미래전략을 설계하는 국회의 싱크탱크
이머징 이슈가 정의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 이머징 이슈가 정의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 정재민(법무부 법무심의관, 전 판사)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다 보니 공간의 미래, 교통의 미래, 물류의 미래 등 제각기 다른 분야에서 미래 담론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다른 분야에 비해서는 미래 이야기가 그리 활기를 띠지 않는 것 같다. 법이 기본적으로 과거의 체제를 지키는 보수적인 역할을 하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판사, 검사, 변호사의 실무는 현재의 법을 적용하는 일이고, 법학은 현재의 법을 해석하는 데 대부분 역량을 쏟고 있다. 필자도 판사이던 시절에는 법이나 정의의 미래에 큰 관심이 없었다. 판사의 일은 과거에 일어난 특정 사건에 대해서 그 당시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었던 법을 적용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미래에 대해 관심이 커진 것은 현직인 법무부에서 법무심의관으로 일하면서부터이다. 법무심의관이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정부 부처나 국회의원들이 제출한 법안을 심의하는 일이다. 법안(法案)은 현재 시점에서 아직 법이 아니다. 법의 미생이라고 할까. 법을 만든 사람이 쏘아 올린 우리 사회의 미래에 대한 ‘비전’이다. 그들이 선호하는 미래 사회의 모습이다. 법안이 법이 되면 그 순간부터 그 법안이 품고 있는 청사진을 따라 강력한 힘으로 미래를 견인한다. 그러므로 법안을 심의하는 일은 그 법안이 추구하는 미래 사회를 심의하는 일이다. 필자는 특히 정의의 미래에 관심이 많다. 법률가가 추구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가 정의이기 때문이다. 정의를 염두에 두지 않고 법을 말하는 법률가는 신을 믿지 않으면서 성서의 구절만 말하는 성직자와 같다. 법무심의관으로서 법안을 심의할 때마다 마음속 깊은 곳에는 근본적 고민이 있었다. 법안은 미래 사회를 설계하는 것이고, 미래의 정의는 과거의 정의와 다를 수 있을 것인데, 나는 과거의 정의의 관점에서만 미래의 법을 평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 방식으로 미래를 위한 법안들을 심의한다면 결국 미래의 법도 과거의 굴레에 묶어두어서 진정한 미래의 법이 되지 못하게 방해하는 것은 아닐까. 미래에 정의의 균형점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 그런 가운데 국회미래연구원이 제시한 2022년 주목할 15개의 이머징 이슈는 미래의 정의를 가늠하는 데 유용한 단서가 되었다. 그런데 무엇인가. 법철학적으로 복잡한 정의의 정의들이 존재하지만 여기서는 많은 사람들의 오랜 믿음에서 정의의 의미를 찾으려고 한다. 옛날 사람들은 누가 나쁜 짓을 하면 천벌을 받거나 지옥에 간다고 생각했다. 현세에 복을 못 받은 사람들은 죽어서 복을 받는다고 믿었다. 그 배후에는 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근대는 니체가 선언한 바와 같이 신이 죽은 시대이다. 신의 역할을 대체한 것이 정의다. 그런데 나쁜 짓을 한 사람이 벌을 받는 정의와 복을 골고루 나누어 받는 정의는 성격이 다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전자를 교정적 정의, 후자를 배분적 정의라고 불렀다. 교정적 정의는 쉽게 말해서 잘못한 만큼 대가를 치른다는 것으로 범죄자를 처벌할 때 주로 문제되는 정의다. 배분적 정의는 사회의 가치를 사회구성원들에게 공평하게 나누는 것이다. 필자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자유라고 생각한다. 돈도, 권력도, 시간도 자유가 화체된 것이다. 그런데 자유를 활용하는 능력은 사람마다 차이가 크다. 흔히 ‘강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자유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필자는 이러한 교정적 정의와 배분적 정의의 관점에서 이머징 이슈들이 정의의 미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머징 이슈들 중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탈가족화, 탈사회화였다. 지난 20년 동안 우리나라의 1인가구 비중이 15%에서 40%로 증가했다. 노년층은 사별, 중년은 이혼, 직장, 기러기 가족, 청년은 학업, 비혼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고독사가 폭증하고,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인구가 1천만 명을 넘었다. 우리 법무심의관실은 2021년 초에 사공일가(사회적 공존을 위한 1인가구)TF를 만들어서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법안, 독신자에게도 친양자 입양을 허용하는 법안, 유류분에서 형제자매를 삭제하는 법안, 형법상 주거침입죄의 형량을 강화하자는 법안 등 1인가구를 위한 법안들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중에서 유류분에 관한 제도 변화는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류분은 상속 때 망인이 제3자에게 재산을 유증하겠다는 의사가 있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망인과 친족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최소한의 상속분을 인정해주는 것이다. 자식이나 배우자는 법정상속분의 1/2, 직계존속이나 형제자매는 법정상속분의 1/3이다. 그 배후에는 개인의 재산이 오로지 개인의 것이 아니라 가족의 것이라는 시각이 있고, 다시 그 바탕에는 농경사회의 가산관념이 있다. 그런데 이제 이러한 관념에 균열이 시작된 것이다. 가족이 해체되는 마당에 다른 사회적 조직이나 모임도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 직장에서 저녁 회식은 드물어졌다. 동문회 모임도 사라지고 있다. 평생직장 개념이 희박해지고, 전일제 노동이 감소하며, 원격근무, 유연근무가 확산되고 있다. 사람들 사이에 대면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그에 따라 배달 산업도 폭증하고 있다. 비대면시대를 맞이해서 우리 법무부도 기존에 대면 회의를 요구하던 법인에 관한 규정들도 비대면 회의가 가능할 수 있도록 법을 바꾸는 시도를 하고 있는 중이다. 돌봄의 차이로 인한 정의의 문제 이머징 이슈 리포트가 ‘돌봄’을 중요한 미래 이슈로 꼽은 것도 신선한 통찰로 느꼈다. 논리적으로 보자면 탈사회화의 귀결로서 돌봄이 중요해지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그동안에는 ‘돌봄’을 개인적 차원의 후순위 문제로만 이해하고 있었을 뿐, 우리 사회 전반을 관통하는 대표적인 움직임으로까지는 보지 못했다. ‘돌봄’은 개개인이 누리는 자유의 크기에 직접 영향을 미치므로 돌봄의 문제는 배분적 정의의 문제와도 직결된다. 과거 가족이나 소규모 공동체에서 상부상조를 통해 무료로 해결하던 ‘돌봄’이 이제는 유료로 아웃소싱을 해야 하는 사회가 되었다. 이렇게 되면 ‘돌봄’을 구매할 경제적 여건이 되는 사람은 과거보다 더 편하게 살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생존 자체가 어려워진다. 몇 해 전에 서른 즈음의 두 청년이 동반 자살을 시도했다가 실패해서 자살방조죄로 기소된 사건에 대한 판결문을 최근 읽은 적이 있다. 이 청년들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의 내용은 이런 것이었다. “아침에 돈을 썼는데 어찌어찌 6만 원을 만들었어요. 돈 구하기 진짜 힘드네요. 더 구해볼게요.” “힘들죠, 도움이 못 되어서 죄송한다. 제가 제일 미안해요. 멀리서 오시구.” “예전에는 몰랐는데 요즘은 급할 때 3만 원 구하기도 힘들더라구요. 참 쪽팔리고 서럽더라구요ㅠ” 약자들에게는 자살조차 이토록 어렵다. 데이터의 차이가 초래하는 정의의 문제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과 같은 기술 발전이 미래를 크게 변화시킨다는 것은 누구나 말하는 것이지만 이머징 이슈 리포트는 더 나아가 인공지능의 오용 가능성, 알고리즘의 편향성까지 경고하고 있다. 알고리즘이 이미 생활 곳곳에 침투해 있지만 그 알고리즘을 누가 어떤 공식으로 설계했는지는 공개되지 않는다. 알고리즘을 설계하는 사람과 설계된 알고리즘으로 마치 커튼을 쳐 놓은 듯 모든 눈과 귀와 뇌가 차단된 사람의 자유의 크기는 같을 수 없다. 저크버그나 일런 머스크처럼 세상 사람들이 시시각각 자발적으로 제공하는 데이터를 받고 있는 사람들과 필자처럼 시시각각 이들에게 데이터를 갖다 주는 사람이 누리는 자유의 크기는 비교할 수가 없다. 이러한 차이는 소득이나 상속재산의 차이보다 더욱 근본적인 불평등을 낳을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그것이 과연 정의에 부합하는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는 흔치 않다. 유튜브에 “원숭이 뉴럴링크”라고 치면 ‘페이거’라는 원숭이가 전자오락을 하는 영상을 볼 수 있다. 모니터 좌우에 세로 막대기가 아래위로 움직이면서 하얀 공을 화면 중앙으로 쳐내는 게임이다. 원숭이는 조이스틱을 쓰지 않는다. 원숭이는 뇌파로 게임을 하는 중이다. 원숭이 뇌에 칩을 심어서 원숭이의 뇌파가 외부로 전기 신호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뉴럴링크’는 스페이스X와 테슬라 회장으로 유명한 일런 머스크가 설립한 또 다른 회사이다. 이 회사는 이 칩을 사람의 머리에 심으려고 한다. 칩이 사람 머리에 들어가면 스마트폰이 머리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 사람들 머리에 구글과 클라우드가 들어간다. 사람들 사이에 텔레파시도 가능해진다. 이런 시대가 오면 부자들은 자신의 뇌를 매우 우수한 컴퓨터와 연결시키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타고난 두뇌로 살아가야 한다. 회사에 취업 시험을 볼 때 그런 사람들 사이에 차등을 두는 것이 정의의 관점에서 정의로울까, 두지 않는 것이 정의로울까. 사람의 수명이 100세가 된다는 이야기는 이미 과거 버전이 되었고 요즘은 150살이라는 말이 자주 언급된다.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은 200년 이상 산다는 말도 나온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는 것도 미래의 정의에 큰 영향을 준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알토스랩’이라는 회사는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해서 인간을 재프로그래밍함으로써 노화를 방지하는 정도가 아니라 다시 젊어지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글의 사장이자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은 인류가 10년 안에 수명탈출속도(Longevity Escape Velocity)에 진입한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10년 안에 기술 발전으로 수명이 연장되는 속도가 나이를 먹는 속도를 따라잡게 된다는 것이다. 내가 앞으로 3살 더 먹더라도 기술 발전으로 수명이 5년 더 늘어나면 당분간은 늙지 않는 셈이 된다. 3D 프린터로 수술 중에 장기를 만들고,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유전적 질병을 제거할 수도 있다. 나노 로봇이 혈관으로 들어가서 혈관 속 막힌 곳을 뚫어줄 수도 있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면 사람을 죽이는 살인죄의 불법성 평가는 더 커지지 않을까. 19세기 이전에는 평균수명이 40살이 채 안 되었다고 한다. 그때 한 명을 살해한 것과 사람이 200살까지 사는 시대에 사람 한 명을 살해한 것은 불법성이 같을까. 그 살인자가 같은 기간의 징역형을 받는 것은 정의로울까. 200년씩 산다면 나중에 사람이 변화되고 선하게 교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보아서 사형제도를 반대하는 논리가 강해질까. 영화 「스타워즈」에서처럼 다스베이더의 광선검에 오비완 케노비는 손목이 잘려나갔지만 금방 새로운 손목을 재생시킨다. 그렇게 의학 기술이 고도로 발달해서 상처가 쉽게 치유된다면 상해죄의 형량은 약해져야 할까. 어떤 사람은 200살을 살고 어떤 사람은 지금처럼 70살을 살면 직장에서 정년이라는 개념이 유지될 수 있을까. 이러한 수명의 차이는 정의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있을까. 부자에 대한 누진세, 중과세를 적용하는 것처럼 오래 사는 사람에게 더 많은 사회적 의무를 부과해야 정의로운 것일까. 이머징 이슈들 중에서 국제적 이슈들로는 미중 대립과 경쟁의 격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같은 방사능 유출 문제, 온실가스 배출, 미세먼지, 기후위기를 비롯한 국제적 환경 재난으로 인한 국가 간 갈등 확대가 제시되어 있었다. 전쟁이나 무력 침략에 대한 대응 문제는 국제적 차원에서의 교정적 정의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과 지구 온난화에 대해서 역사적으로 과거 수백 년 전부터 산업혁명을 주도했던 서구 국가들이 더 많은 책임을 져야하는 것인지, 아니면 최근 수십 년 동안 과거 서구 국가들이 배출한 탄소량을 훌쩍 넘어서는 탄소를 배출한 것으로 지목되고 있는 중국, 인도와 같은 신흥 산업국들도 같은 책임을 져야하는 것인지와 같은 문제는 국제적 차원에서 배분적 정의의 균형점을 재조정할 것이다. 법을 건물에 비유하자면 필자가 판사일 때는 현재 존재하는 건물만을 구석구석 살피고 활용하는 데 힘썼다. 그러나 미래를 위한 법안을 만드는 법무심의관이 된 뒤로는 보다 새로운 건물을 지으려는 건축가처럼 건물을 둘러싼 빈공간을 살피게 된다. 건물 위로 몇 층을 더 올릴 수는 없을까, 옥상에 정원을 조성할 수는 없을까, 건물 주변의 공터를 더 좋은 생활 공간으로 바꿀 수는 없을까, 하는 식이다. 빈 공간들은 미래로 가득 차 있다. 그러고 보면 미래 학자들은 빈 공간이 무엇으로 채워질까를 연구하는 분들이 아닌가 싶다. 이머징 이슈 리포트는 우리나라 사회라는 건물이 앞으로 어떻게 빈공간을 채워나갈지를 가늠하는데 유용한 조감도를 제시한 것 같다. 법률가는 여기에서 미래의 정의의 균형점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그러나 정의는 법률가들만의 것은 아니다. 분야를 막론하고 우리 사회의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이머징 이슈 리포트를 토대로 우리 사회의 미래와 정의의 미래에 대해서 생각하고 논의하는 일이 점점 더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체르노빌의 목소리: 미래의 연대기 우리는 미래를 꿈꿀 수 있는가: 또 하나의 오래된 미래, 체르노빌 글. 이상직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나는 과거에 대해서 썼지만 그것은 미래를 닮았다. - 스베틀라나 알렉산드로브나 알렉시예비치, 『체르노빌의 목소리』 현재는 ‘지금부터 10만 년 이후까지의 시간’으로 다시 정의되어야 한다. - 김홍중, 「미래의 미래」 1986년 4월 26일 오전 1시 23분, 체르노빌 핵발전소 원자로 4호기가 폭발했다. 우크라이나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 북쪽에 위치한 소도시 프리피야트에서 3km 떨어진 곳이었다. 벨라루스의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산드로브나 알렉시예비치가 1997년에 러시아어로 발간한 책 『체르노빌의 목소리: 미래의 연대기』는 이 사건을 다룬다. 알렉시예비치는 1986년 당시 벨라루스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의 수도 민스크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었다. 벨라루스는 체르노빌 사고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이 책이 출간될 시점에 벨라루스 국민 20%가 방사능으로 오염된 지역에서 살고 있었다. 오염지역 거주민 210만명 중 70만명이 어린이였다. 방사선 피폭이 벨라루스 국민의 주요 사망원인이었다. 알렉시예비치는 체르노빌 사건 이래 10여 년에 걸쳐 체르노빌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순국 소방대원의 아내, 심리학자, 일곱 살에 죽은 딸의 아버지, 체르노빌 사고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고멜 주 주민, 전 프리피야트 주민, 호이니키 마을 주민, K 가족, 키르기스스탄 출신의 이주민, “주의 종”, 경찰, 해체작업자, 해체작업자의 아내, 방사선 선량기사, 운전병, 헬기조종사, “다양하고 복잡한 선천성 병리 현상”을 가진 채 태어난 딸의 엄마, 고멜국립대학교 교수, 사냥꾼, 카메라 감독, 마을 간호장, 언어학 교사, 가정실습 교사, 기자, 벨라루스 의원, 농업학 박사, 공화국협회 부대표, 소아과 전문의, 브라긴 마을 주민, 의사, 방사선 전문의, 산파, 수문기상학자, 화학 엔지니어, 전 벨라루스 과학 아카데미 핵에너지 연구소 소장·실험실 실장·선임 연구원, 환경 보호 감독, 역사학자, 시골 교사, 사진작가, 모길료프 문화예술대학 교수, 전 슬라브고로드 당 지역위원회 일등서기관, 모길료프 여성위원회 <체르노빌의 아이들> 대표, “무명”, 그리고 어린이들이었다. “체르노빌의 목소리”는 이들의 목소리다. “목소리”로 옮겨진 러시아어 молитва의 뜻은 기도다. 이 책의 한국어판은 2011년 6월에 출간되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난지 3개월이 된 시점이었다. 시기가 시기였던 만큼 이 책은 약간의 주목을 받았다. 2015년에 알렉시예비치가 이 책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으면서 작은 관심이 다시 일었다. 그러나 잠깐이었다. 책은 곧 묻혔다. 우리에게 미래라는 것이 가능하다면, 나는 체르노빌이,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핵발전소가 그것을 결정할 절대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그 사건 자체가 여전히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해서이지만 더욱 크게는 우리가 아직 그 사건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해서이다. 이 책은 특히 이 사건의 불가해성을, 이 사건에 대한 우리의 무개념을 집요하게 드러낸다. 한국어판 발간 시점을 기준으로 해도 10년이 된, 그리 주목받지 못한 이 책을 이야기해 보려는 이유다. * * * 우리는 미래라는 말에서 무엇인가가 지속되기를 바란다. 사랑이 이어지기를, 생명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우리는 미래라는 말에서 무엇인가가 지속되지 않기를 바란다. 폭력이 이어지지 않기를, 죽음이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는 미래라는 말에서 바라는 것의 지속을, 바라지 않는 것의 변화를 바란다. 그것을 우리는 보통 희망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체르노빌은 사랑과 폭력의 의미를, 생명과 죽음의 의미를 뒤바꿔놓았다. 30년차 산파는 “행복한 임산부를, 행복한 엄마를 본 지 오래됐다”며 말한다. “꿈 이야기를 한다. 발이 여덟 개 달린 송아지를 낳은 꿈, 고슴도치 머리가 달린 강아지를 낳은 꿈……. 이상한 꿈이다. 예전 여자들은 이런 꿈을 안 꿨다.” 유산한 여성은 이렇게 말한다. “사랑해서 아이를 갖고 싶었어요. (…) 내 아이는 죽은 채로 태어났어요. 손가락도 두 개 모자랐어요. 여자아이였어요. 난 울었어요. 손가락이라도 다 있었더라면……. 여자아이잖아요.” 심각한 장애를 갖고 태어난 딸과 병원에서 4년을 함께 생활하고 있던 엄마는 딸의 존재가 “자신과 남편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자신들의 “사랑 탓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힘겹게 싸우면서도 “내가 사는 곳에서는 사랑에 빠지면 안 된다는 걸 몰랐다”고 말한다. 체르노빌 사고 당시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간 소방대원의 아내는 피폭으로 고통스럽게 죽어간 남편의 죽음을, 태어나 4시간 만에 죽은 딸의 죽음을 10년 만에 말하면서 묻는다. “사랑으로 죽이는 게 가능한가?” 이주 주민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막으면서 그들이 들고 있던 달걀과 우유, 양파와 호박을 빼앗아 묻어야 했던 군인은 “모든 것이 아름다웠던 황금빛 가을에” 사람들이 모두 미친 얼굴을 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사랑은 죽음이 되었다. 죽음은 더 이상 평범할 수 없게 되었다. 체르노빌은 과거와 현재, 미래라는 시간 감각을 무너뜨렸다. 방사능은 10만 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때까지 시간은 변하지 않는다. 그 시간에서의 생명은 살아가는 것이라기보다는 죽어가는 것이다. 10만 년 내에 ‘탄생’이란 불가능하다. 그때까지 미래는 오지 않는다. 사회학자 김홍중은 「미래의 미래」에서 이렇게 썼다. “생명을 가진 것들이 대규모로 사멸할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했지만 ‘생명 그 자체’가 유지될 것이라는 희망이 꺼진 적은 없었다. (…) 태어날 사람들에 대한 아름다운 희망이 불가능해질 때, 인간은 과연 무엇을 위해 살 수 있을까?” 우리는 미래를 잃어버렸다. 알렉시예비치는 이렇게 책을 시작한다. “나는 체르노빌의 증인이다. 무서운 전쟁과 혁명이 20세기를 대표한다고 하지만 체르노빌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사건이다. 사고가 발생한 지 벌써 20년이나 흘렀지만, 내가 증언하는 것이 과거인지, 또는 미래인지 나는 아직도 나 자신에게 묻고 있다. 그 사건은 너무나도 쉽게 진부한 옛날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시시한 공포물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나는 체르노빌을 새로운 역사의 시작으로 본다. 체르노빌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선지식이다. 왜냐하면 체르노빌로 인해 사람이 자신과 세계를 이해하던 방식과 갈등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과거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우리는 시간에 대한 주관을 이야기 속에 담는다. 그런데 체르노빌은 10만, 20만 년, 아니 그보다도 더 오래 남아 있을 것이다. 인생의 관점으로 볼 때, 영원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무엇을 이해할 수 있는가? 아직은 낯설기만 한 그 악몽의 의미를 이해하고 연구할 능력이 되는가?” 이 책은 읽기가 쉽지 않다. 서론-본론-결론과 같은, 시간을 따르거나 영역을 순서대로 짚는 논리의 형식으로 쓰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어떤 의미에서는 맥락 없는 독백의 나열, 환상적인 말들의 이어짐으로 채워져 있다. 알렉시예비치는 체르노빌을 묘사할 수도, 설명할 수도 없었다고 말한다. “평범한 것이 하나도 없”는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을 표현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그들에게 체르노빌은 비유나 상징이 아니라 집이었”기 때문이다. 알렉시예비치 스스로의 삶도 “사건의 일부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알렉시예비치는 체르노빌을 그저 암호라고 말한다. 암호는 풀 수 없다. 드러낼 수 있을 뿐이다. 그 기이함을 드러내는 방법으로 알렉시예비치가 고안한 것이 ‘소설-코러스’라고 불리는 형식이다. “수많은 목소리들의 코러스로, 모든 상세한 것들의 콜라주”로 세상을 보고 삶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이러한 형식은 이 책의 메시지와 조응한다. 체르노빌이 ‘수습’될 수 없는 것처럼, 체르노빌에 대한 이야기는 ‘정리’될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체르노빌은 여전히 불가해한 사건이다. 그것은 과거로만 남아 있을 수 없다. 그것은 과거이자 현재다. 그것에 관한 이야기는 현재의 관점에서 잘 정리된 후일담일 수 없다. 그것은 현재이자 미래다. 그것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말하려면, 그것에 조금이나마 다가가려면, 우리는 현실의 언어가 아니라 환상의 언어에 기댈 수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 * * 2021년 4월 13일 일본 총리 스가 요시히데는 각료회의에서 후쿠시마 제1 핵발전소에 저장되어 있는 오염수를 2023년부터 바다에 방류하겠다고 결정했다. 이 결정을 한국 정부와 국민은 크게 우려한다. 일본 정부가 무책임하다고 비판한다. 그런데 과연 일본 정부는 책임을 질 수 있는가? 그러한 상황에서 책임을 질 수 있는 정부가 과연 있을 수 있는가? 핵발전소 사고는 수습될 수 없다는 것을 체르노빌은 증언한다. 체르노빌 사고는 수습되지 않았고, 수습되지 못할 것이다. 후쿠시마 사고도 수습되지 않았고, 수습되지 못할 것이다. 사고라서 수습될 수 없는 것이 아니다. 인류는 핵발전소가 지금도 방대하게 쏟아내고 있는 ‘죽음의 재’(사용후핵연료)를 어떻게 처리할지 모른다. 고준위 핵폐기물을 ‘영구적’으로 ‘저장’할 시설은 이 세계에 없다. 2023년부터 가동을 준비 중인 시설은 한 곳 있다. 핀란드의 ‘온칼로’(숨겨진 곳)다. 이 시설이 설정한 최소 보관 기간은 10만 년이다. 기준에 따라 그 기간은 100만 년으로 산정되기도 한다. 10만 년 전은 지질 시간대로 홍적세에 해당한다. 호모사피엔스가 출현한 시기로 추정되는 때가 30만 년 전이다. 핵발전소의 평균 운영 기간은 30년이다. 핵의 기원은 폭력이다. 핵의 목적은 폭력이다. 에너지원 그 어디에도 붙지 않는 “평화적 이용”이라는 딱지 자체가 핵의 성격을 드러낸다. 국가가 핵발전소를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핵발전에 관한 한 국가는 언제나 수습의 주체가 아닌 가해의 주체였다. 국가는 언제나 핵발전소가 안전하다고 말해왔다. 그리고 사고는 반복되었다. 사고는 늘 우리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의 문제였다. 1979년에 스리마일 핵발전소 사고가 났을 때 소련은 그것을 자본주의의 실패라고 말했다. 1986년에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가 났을 때 서방 세계는 그것을 공산주의의 실패라고 말했다. 2011년에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났을 때 사람들은 비로소 우리의 실패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이제는 다시 일본의 실패라고 말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후쿠시마 사고도 결국에는 ‘수습된 것으로’ 기억될 것이다. 핵의 평화적 ‘사용’을 주창했던 미국 정부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을 사실상, 즉각, 지지했다. 핵발전의 ‘확대’를 관리해온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20년 12월에 이미 오염수 방류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식으로 후쿠시마도, 그리 오래지 않아, 수습될 것이다. 알렉시예비치는 우리에게 묻는다. “신형 휴대전화 혹은 자동차와 삶 중에 무엇을 선택하겠는가?” 당신은 삶을 선택하겠다고 답하겠는가? 우리는 답이 자명해 보이는 이 질문에 쉽게 답하지 못한다. 2021년 4월 기준 지구에서 가동되는 원자로 444기 중 25%가 중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에 있다. 현재 건설 중이거나 건설이 예정된 원자로 145기 중 40%가 중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의 것이다. 우리에게 체르노빌은 여전히 해석되지 않고 있다. 우리는 여전히 체르노빌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사건은 아직 우리 문화 속으로 들어오지 못했다.” 그것이 해석될 날은, 발터 벤야민이 『일방통행로』에서 썼던 것처럼, 이미 예언이나 경고를 놓쳐버린 후일지도 모른다.
공정하다는 착각 (원제: The Tyranny of Merit) 공정하다는 착각 (원제: The Tyranny of Merit) 글. 전준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자본주의 사회는 우리에게 말한다, “능력 있는 당신은 더 많은 것을 누릴 자격이 있다.” 과연 이것은 정당한가? 이런 덕목이 통용되는 사회의 미래는 어떤 모습이 될까? 정의와 도덕에 대한 여러 편의 저서를 통해 한국에 널리 소개된 바 있는 하버드 대학의 마이클 센델 교수가 2020년, ‘공정하다는 착각’이라는 신간을 발매했다. 대중에게 가장 널리 알려있는 그의 저서로는 ‘정의란 무엇인가’를 떠올리게 되는데, 신간 ‘공정하다는 착각’은 이에 더해 트럼프의 부상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굴욕의 정치’와 불평등의 심화, 그리고 그러한 사회적 변화의 기저에 흐르고 있는 미국 사회의 거대한 이데올로기 중 하나인 능력주의 (meritocracy)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다시 말해, 이 책은 그의 전작에서 논의된 정의의 다양한 개념들에 대한 철학적 논의를 2020년의 정치 지평으로 소환한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센델은 능력주의에 대한 두 가지 서로 다른 문제의식을 비교하며 논의를 전개한다. 첫째, 능력주의의 실패는 그것이 실제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함으로써 극복될 수 있는가? 둘째, 혹은 능력주의의 실패는 능력과 성취를 사회적 분배의 기저 논리로 사용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이데올로기의 근본적인 실패를 뜻하는 것은 아닌가? 저자는 단호히 후자의 입장을 취하며 독자로 하여금 ‘경쟁의 과정이 공정한 사회’를 추구하는 데에서 한 발 더 과감히 나아가기를 주문하고 있다. 센델 외에도 수많은 학자들이 능력주의가 내포하고 있는 잠재적인 폭력성에 대해 경고해 왔다. 가장 대표적으로, 능력주의는 각종 사회적인 불평등과 차별을 정당한 것으로 합리화하는 성질을 띤다. 경제적 불평등은 노력과 성실성의 차이로 인한 것으로 합리화되며, 인종 간의 불평등 또한 인종의 문제가 아닌 개별 노동시장 참여자들의 능력의 문제인 것으로 탈바꿈한다. 극소수의 성공적인 흑인들의 예시는 능력주의의 이름으로 대다수의 억압받는 흑인들을 외면한다. 능력주의는 우리가 사는 사회의 제도와 구조를 통해 견고하게 그 생명을 이어나간다. 엘리트 교육을 받고 최고의 명문대학에 진학한 미국의 상위층 자녀들은 마치 통과의례라도 치른 듯 자신들의 성취를 노력의 결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성공적이지 못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차별의 논리로 내면화한다. 미국의 사회복지 시스템은 공공연히 자격이 있는 수혜자와 그렇지 못한 수혜자를 나누는데 골몰하고, 이 과정에서 동원된 각종 지표 (인종, 성별, 결혼 여부, 교육 수준, 노동 여부, 약물 기록 등) 는 사회적인 낙인 효과를 남기며 불평등의 재생산에 이바지한다. 능력주의는 모두에게 평등한 기회를 보장하는 ‘아메리칸 드림’의 깃발을 나부끼며 우리를 매혹시키지만, 실상 그것은 견고하게 반복되는 사회적 계층화를 정당화하는데 훨씬 더 유용하게 사용된다. 센델에 따르면 능력주의의 폐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첫째, 능력주의는 그것에 반발하는 대중들로 하여금 극단적인 반엘리트 정서를 품게 하고, 그 결과 대중이 트럼프라고 하는 최악의 대통령을 선택하도록 만들었다. 둘째, 실질적으로 사회계층을 거슬러 오르는 사회적 이동성이 단절된 것과 마찬가지인 미국 사회에서, 능력주의의 환상은 대중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만들고 사회 현상에 대한 문제의식을 소거시킨다. ‘개천에서 용’이 나는 경우도 있음을 굳게 믿고 두 주먹을 불끈 쥐는 이상적인 시민의 상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통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 두 가지 폐해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노력 이후에도 정당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한탄하는 시민들은 자신들의 비참함을 ‘노력’과 ‘자격’의 이름으로 판단하는 지도자들로부터 모욕감을 느낀다. 그 결과 이에 편승하는 포퓰리즘이 득세하게 되면, 이는 사회적 불평등의 사슬 아래에 있는 사람들을 더욱 옥죄인다.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었던 오바마 대통령의 부상과 그가 임기 중 내내 강조하던, 공정한 절차로 꿈을 이루어 나가는 미국인의 이상, 그리고 그 이후, 마치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득세한 트럼프를 떠올려 본다. 그의 재임기간 동안 심화된 미국 내 반이민자 정서와 인종차별은 미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드러내 보이면서도, 여느 사회에서나 마찬가지의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이 책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의식은 능력주의가 사회적으로 실패한 아이디어라는 점이 아니라, 사회적인 실패를 보이지 않게 덮어 놓을 수 있는 유용한 권력의 도구라는 점이다. 저자는 베이브 루스의 기록을 경신했던 전설적인 흑인 야구 선수 행크 에런의 이야기로 책을 마무리한다. 공과 배트가 없어 병뚜껑과 막대기로 야구 연습을 하고, 결국 최고의 자리에 오른 행크 에런의 스토리는 사회적 장벽에 맞서 운명을 개척한 미담으로만 읽혀야 할까? 오히려 우리는 “오직 홈런을 때려야만 벗어날 수 있는 인종주의의 부정의한 시스템을 혐오 (p. 348)”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능력주의를 표방하는 권력이 작동할 때, 불공정은 공정한 것으로 일상화되고, 소수의 ‘성공’은 미담이 되어 우리의 시대정신이 된다. 우리는 “뿌린 만큼 거두”고 “자신의 도덕성을 성취를 통해 증명”하는 세상을 표방하였던 자본주의의 선지자들의 미래 세대다. 우리의 미래는 다시 한번 우리가 지금 지향하고 있는 능력주의 사회의 결과물이 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미래를 연구한다는 것은 견고하고 지속적인 사회 기저의 질서를 탐구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는 생각이 든다. 미래연구의 다른 이름은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질서에 대한 깊은 연구’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 구조를 직시하고 나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불평등이 더욱 심화되고, 그것이 공정성의 이름으로 합리화되는 미래를 마주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될 것이다. 과정의 공정성을 넘어, 정의로운 결과를 위해 우리의 지혜를 모아야 하는 이유다.
[안규백] 군 무인기 개발, 부침없는 성공의 조건 군 무인기 개발, 부침없는 성공의 조건 음식 아이템 하나가 이른바 ‘터지면’ 유사한 상점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멀리 갈 것 없이 10~20년 사이만 하더라도 불닭, 대만 카스텔라, 핫도그, 최근의 마라탕, 탕후루까지 다양한 음식점이 우후죽순 들어섰다. 그야말로 우후죽순(雨後竹筍), 비 온 뒤 죽순이 여기저기 솟아나는 모습을 빗대어 만든 이 사자성어만큼 이를 잘 표현한 단어도 드물다. 비단 요식업계에만 국한되어있는 것도 아니다. 코로나 특수를 맞았던 배달업, 몸짱 열풍을 타고 번진 운동 관련 업종, 넷플릭스의 성공으로 열린 OTT(Over The Top) 전성시대까지, 이러한 현상은 업종과 기술을 넘나들며 나타난다. 재미있는(?) 점은 무겁고 접근성이 떨어져 유행과는 거리가 있을 것으로 여겨지는 국방 분야에서 역시 이러한 현상이 관측된다는 점이다. 첨단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전통적 안보의 개념을 뒤흔들었고, 사이버, 우주, 그리고 무인 전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군사적 필요를 창출해냈다. 그리고 그때마다 우리 국방의 주요 주체들, 다시 말해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육·해·공군 및 해병대, 방위사업청 등은 각자 나름의 기준으로 소요를 제기하며 전력을 발전시켜왔다. 급변하는 시대, 미래 전장을 선도하려는 분주한 움직임은 국가 안보 차원에서 매우 바람직한 모습이다. 그러나 국방은 어느 한 집단이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장기적 안목과 계획이 필요한 영역이다. 제아무리 첨단기술 기반의 전력을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그 사업들이 전군(全軍) 차원의 계획 없이 중구난방으로 이루어진다면 결국 특정 영역에의 과잉·중복 투자로 국방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저해할 것이다. 오늘 다루고자 하는 분야인 무인 전력, 그 가운데에서도 무인기 역시 마찬가지이다.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영역인 무인기의 경우, 우리가 시장을 선도할 수만 있다면 군사력 강화는 물론이거니와 폭발적 성장세로 세계를 놀라게 한 K-방산의 기록을 이어갈 자산이 될 수 있다. 무인기의 개념에 관하여서는 오래전부터 이야기가 나왔지만,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논의가 시작된 시기는 2019~2020년쯤이었다. 오랜 시간 국방위원회에서 활동해온 필자 역시 관련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2019년에는 국방위원장으로서 공군-국민대 주최 무인항공기시스템(UAS) 발전 세미나에 참석하였고, 2020년에는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미래 헬기전력 및 항공산업 발전방안 세미나’를 주최하면서 유무인복합체계(MUM-T; Manned-Unmanned Teaming)의 개념을 소개하였다. 아파치 등의 유인헬기를 기반으로 무인기를 운용하는 미군의 사례를 바탕으로 우리 역시 단계적인 발전 로드맵을 실행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올해 4월에도 사계(斯界)의 전문가들을 모시고 ‘무인기 전력 국산화율 제고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하였다. 수년간 논의에 참여하면서 느낀 점이라면 무인기에 관하여 우리의 기술적 역량은 충분하다는 점, 반면 제도적 수준이나 인식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고도무인기(MUAV), 차기군단급무인기이다. MUAV는 10km 이상 고도에서 수십 시간을 비행하며 정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무인기로 2006년 노무현 정부 당시 추진하기 시작한 사업이었다. 이 MUAV는 2011년 첫 시제기 생산에 성공했지만, 방위사업추진위원회가 양산을 의결한 것은 올해 8월에 이르러서였다. 차기군단급무인기 역시 진척을 보지 못하고 창고에 방치되어 있는 신세다. 심지어 감사원은 작년 5월, ‘무인기 운용 실태 감사’를 통해 이 두 가지 무인기의 개발 과정 등을 감사하고 고도 상승 시 결빙(MUAV), 풍속 급변 시 불안정한 착륙(군단무인기) 등을 이유로 연구원 5명을 징계하라는 결정을 하기도 했다. 황당한 일이다. 첨단기술 개발, 특히 무기체계 연구개발은 미지의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항해와도 같다. 나침반 하나 달랑 들고 바다를 열어가는 선장에게 개척이 늦었다고 죄를 묻는 법은 없다. 무기체계 연구개발 역시 마찬가지이다. 세상에 없는 기술, 최강국이나 겨우 갖고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자 수년을 갈아 넣은 결과가 징계라면 앞으로 도전적인 연구를 하고자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무인기에 관하여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를 꼽자면 미국, 중국, 이스라엘, 그리고 튀르키예를 들 수 있다. 눈길을 끄는 나라는 단연 튀르키예이다. 튀르키예는 과거 우리에게 송골매 기술이전을 요청했던 나라였다. 그때는 우리가 무인기에 관하여서는 튀르키예에 비하여 10년은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당시의 분위기를 전하는 말에 따르면 튀르키예의 협력 제안에 눈길 하나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도움 될 것이 하등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튀르키예가 우리보다 10년 이상 앞서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결정적인 차이는 제도에 있다. 우리는 무기체계 연구개발에서 전력화에 이르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짧아야 10년, 길면 수십년에 이른다. 소요제기, 선행연구, 소요검증, 사업타당성 조사, 탐색개발, 체계개발, 개발시험평가, 운용시험평가, 양산사업타당성조사에 이르기까지 주요 절차만 추려도 읽기에 숨이 가쁜 70여개 프로세스를 거쳐야 양산에 이를 수 있다. 그마저도 각 절차상 중복이 많고 경직적이다.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절차는 동시에 진행하고, 다소 모자라더라도 일단 써보고 보완하는 튀르키예식 시스템과는 출발선부터 달랐던 것이다. 물론 시리아, 이라크, 이란, 아르메니아, 조지아, 불가리아, 그리스 등 국경을 바로 면하고 있는 나라만 7개에 달하는 튀르키예와 우리의 상황이 다를 수는 있다. 그러나 우리 역시 아직 휴전 중인 나라, 미중갈등에 이은 신냉전 구도 강화로 어떤 나라보다 높은 긴장 아래 있는 상황이다. 진화적 개발의 도입을 통한 제도적 보완과 실패에 대한 관대함이라는 인식 개선이 절실한 이유다. 나아가 군용 무인기의 경우 아직 전격적인 전력화에 성공한 나라가 드문 만큼 산업적 측면에서도 국가적인 이니셔티브 아래 계열화, 모듈화라는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각 군 따로 놀고 합참 따로 갈 것이 아니라 크기와 중량, 속도 등으로 일정한 계열을 만들고, 필요에 따라 정찰기, 전투기 등으로 용도를 변경할 수 있는 모듈을 개발하여야 한다는 의미다. 우리 군의 신속한 전력 강화는 물론, 방산 수출까지 증대할 수 있는 전략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하나 떠올려야 할 점은, 유행에 휩쓸려 우후죽순 떠들썩했던 사업들은 반드시 부침을 겪었다는 점이다. 고개만 돌리면 보였던 불닭집, 카스테라집이 어느새 사라진 것은 물론이거니와, 배달업계, 운동업계 등 업계 전체가 들썩거렸던 업종도 크고 작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사업이야 성쇠는 개인의 책임이라지만, 국방에는 성공만이 있어야 한다. 미래 전장을 책임질 우리 군의 군용 무인기가 하루빨리 날아오르기를 바란다. 안규백 18·19·20·21대 국회의원(서울동대문구갑) 현) 더불어민주당 전국직능대표자회의 의장 현) 세계스카우트의원연맹 총재 전) 국회 국방위원장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서삼석] 기후위기와 농어업의 위기, 그리고 지속가능성 기후위기와 농어업의 위기, 그리고 지속가능성 미래에도 반드시 그 가치와 존립이 유지되어야 하는 필수산업 한 가지를 꼽아야 한다면 그것은 농어업이라고 확신한다. 5000만 국민 주식인 쌀의 부족 상황은 국가적인 충격은 물론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다. 소금 또한 대체제가 없는 필수영양소이기 때문에 제대로 섭취하지 못한다면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문제이다. 이렇듯 한국 농어업은 우리 민족과 5000년 역사를 함께 해온 중요한 생명산업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농산어촌을 중심으로 한 지방 소멸 위기라는 참담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특히 이상저온, 가뭄, 홍수, 태풍 등 빈번한 이상기후는 곡물 및 농작물 생산감소와 수산업 피해를 직격했다. 전세계 식량위기는 현실화되어 코로나19 대유행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불안해진 공급망으로 인해 식량가격은 폭등하고, 국가마다 식량수출 제한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향후 지구 평균기온이 1℃ 상승할 때마다 쌀, 밀, 옥수수 등 주요 작물의 생산량이 최대 16%까지 감소할 수 있고(미국 워싱턴대 데이비드 바티스트 교수), 곤충으로 인한 피해가 최대 25% 증가한다(스위스 뇌샤텔대)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실제 국내에서도 가뭄과 기습적인 폭우가 반복되고, 기온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우리의 농어업도 기후위기에서 절대 자유롭지 않다. ‘기후위기는 식량위기’라는 당면 과제와 함께 무엇이 한국 농어업의 미래 존립을 어렵게 하고 있으며,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으로서 그동안의 의정활동은 이러한 문제의식에 대한 정부 대책을 지속적으로 촉구해온 과정이었다. 한 산업의 미래를 보려면 그 과거와 현재를 살펴봐야 한다. 어려움에 처해 있는 여건을 개선하고 성과를 냈다고 하더라도 적절한 대책과 노력이 지속되지 않으면 언제든 과거로 회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쌀과 소금은 과거에 모두 화폐로 사용될 만큼 높은 가치를 지녔다. 삼국시대에 쌀은 세금납부뿐만 아니라 품삯의 대가, 물품화폐로서 기능했고, 소금은 로마시대에 군인의 급료로 지급되었으며, 금과 소금의 가치가 비슷하여, 소금을 운반하는 소금길이 로마 부흥의 비결이었다고도 한다. 1960년대만 하더라도 한국은 쌀이 귀해서 보릿고개의 어려움이 해마다 반복되었다. 1977년 쌀 자급이 달성되기까지 '쌀 없는 날'(無米日)이 운영되어 쌀밥에 다른 곡물을 섞어 먹는 혼분식을 장려했다. 모두 쌀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들이다. 소금은 어떠했는가? 일제 강점기에는 조선 총독부에 전매국을 신설하고 일제가 특정 상품을 독점하여 제조 판매하는 천일염 전매(專賣)를 시행했다. 일제의 대규모 침략전쟁으로 많은 군비가 필요했기 때문에 재원 충당을 위해 가치가 높았던 천일염을 이용한 것이다. 특히 한국의 천일염은 균형 잡힌 미네랄 공급원일 뿐만 아니라 마그네슘 함량이 프랑스 게랑드 소금보다도 약 2.5배 더 많아 품질이 우수하여 일제가 이익을 수탈하기에 안성맞춤인 특등 품목이었을 것이다.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이처럼 높은 대우를 받았던 쌀과 소금의 현재는 그 대우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천일염은 정부의 육성정책이 제대로 시행되어 왔는지는 차치하고라도 가격 변동 폭이 크고, 쌀 산업은 공급이 과잉이라는 오해까지 받아 가며 위태로운 위험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 그러나 식량자급의 측면에서 이러한 주장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 가장 최근 통계인 2021년 쌀 식량자급률은 84.6%로 10년 중(2012년~2021년) 가장 낮았다. 100% 가까운 자급률로 쌀이 남는다는 주장과는 달리 국내 쌀 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적신호가 통계수치로 드러나는 셈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쌀 자급률 하락 원인에 대해 생산량이 지속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어 식량자급률 제고를 위해서는 오히려 쌀 생산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 최근의 코로나19, 불안한 국제정세로 인해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강조되어 온 상황에서 헌법상 농어업의 공익적 가치에 대한 국가의 실천과 정책 수단 강구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대한민국 헌법 제123조 제4항은 “국가는 농수산물의 수급균형과 유통구조의 개선에 노력하여 가격안정을 도모함으로써 농·어민의 이익을 보호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가장 최근의 헌법개정인 1987년 9차 개헌에 반영된 내용으로 세계적으로도 농어업의 가치를 직접 헌법에 명시한 드문 사례이다. 그만큼 대한민국 헌법은 농어업의 가치를 매우 중요하게 보고 있는 것이지만 실제는 역대 정부의 헌법 준수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랬다면 애초에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제기될 일도, 생산비도 못 건지고 있다는 쌀 농가의 고통스런 외침도 없었을 것이다. 천일염 산업 또한 현재 가격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생산인력 감소와 고령화에 취약한 구조적인 해결과제가 남아있다. 역대 정부의 대응은 헌법상 책무와는 달리 시장의 논리 혹은 물가 관리 차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의심을 받아왔다. 쌀을 비롯한 주요 농산물의 가격폭락사태는 되풀이되었고 농산어촌을 중심으로 한 소멸 위기가 오늘날 한국 농어업이 처한 참담한 현실이었다. 심지어 역대 정부가 농어업을 대하는 태도는 적극적인 여타 경제정책과도 대조되어, 농어업에 대한 차별로 보이는 측면마저 있었다. 정부는 본래 기준금리 인상과 인하를 통해 경기 상황을 관리하고 무역수지 흑자로 국내 유입되는 달러를 매수함으로써 환율로 인한 수출기업들의 불이익을 해소하는 등의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이대로 대안 없이 방치하게 된다면 닥쳐온 기후위기와 함께 과거에 있었던 쌀 부족, 소금 부족 등의 사태로 전 국가적 위기 상황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른다. 대안은 무엇인가? 헌법을 지키면 된다. 농사짓고 물고기 잡아서 생계가 유지되지 않는 현실이 고향을 떠나는 농산어촌 소멸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이다. 대한민국 헌법은 “가격안정을 도모함으로써 농어민의 이익을 보장한다”라고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20대 국회에 이어 21대 국회에서도 농산물과 천일염에 대한 생산비 보장법을 재발의한 상태인데 현재 농해수위에서 계류 중이다. 먼저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쌀을 비롯한 농산물의 가격이 생산비 이하로 하락할 경우, 국가에서 그 차액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농산물 최저가격보장제)를 마련했다. '소금산업진흥법' 개정안은 동일한 취지로 천일염에 대한 최저가격보장제 도입의 근거를 마련했다. 지금까지 한국 농어업의 미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가격보장과 헌법 준수를 위한 정부의 인식 전환을 지속적으로 촉구해왔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노력할 계획이다. 끝으로 비록 과거 타국의 사례이지만 농어업의 공익적 가치를 잘 함축하고 있는 미국 대선 후보였던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의 연설의 한 구절을 인용하고자 한다.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치 연설 중 하나로 꼽히는 1896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도시가 불타도 농촌이 건재하면, 도시는 마법처럼 다시 생겨날 것입니다. 그러나 농촌을 파괴하면, 모든 도시의 황량한 거리에는 풀만 자라게 될 것입니다.” 당면한 기후위기 대응과제는 무엇보다 생명산업으로서의 농어업의 가치에 대한 정부의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는 것을 재차 강조 드린다. 서삼석 · 現) 제20,21대 국회의원(전남 영암·무안·신안) · 現) 기후위기특별위원회 위원장 · 現) 국부포럼 공동대표 · 現) 포럼 자치와 균형 공동대표 · 現) 포스트코로나 내외포럼 공동대표
[조승래] 대한민국 우주 경쟁력 확보를 위한 우주 거버넌스 논의 필요성 대한민국 우주 경쟁력 확보를 위한 우주 거버넌스 논의 필요성 우주는 인류에게 영원한 미지의 세계다. 인류는 수천 년 동안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을 바라보며 호기심을 키워왔고, 이제는 우주를 직접 탐험하고 활용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과거에는 지구가 세계의 중심이라 여기며 천동설을 진리로 받아들이던 시기도 있었지만, 과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인류는 광활하고 방대한 우주의 진면목을 목도하고 있다. 인류의 본격적인 우주개발 역사는 1957년 구소련(러시아)이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하면서 시작됐다. 냉전시대 미국과 구소련 간 체제 경쟁은 우주 경쟁으로 이어졌고, 구소련의 성공에 자극받은 미국도 1958년 미국 최초의 인공위성인 익스플로러 1호를 발사하면서 우주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그 후 미국과 구소련은 경쟁적으로 우주 개발에 뛰어들며, 우주 기술에 커다란 진전을 이뤘고, 냉전시대가 종식된 이후에는 상호 협력과 경쟁 관계 속에서 우주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한국은 1992년 한국의 첫 인공위성인 '우리별1호'의 발사를 시작으로 우주 개발에 뛰어들었으며, 지난해 6월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누리호 2차 발사에 성공하면서 세계 7대 우주 강국의 반열에 올랐다. 지난해 8월에는 대한민국의 첫 달 탐사선인 '다누리'가 지구와의 교신에 성공 후, 무사히 달 궤도에 진입한 데 이어, 지난 5월 25일에 누리호 3차 발사에도 성공하면서 국내 우주 기술의 신뢰성과 가능성을 다시금 공고히 했다. 오늘날의 성공은 현장의 전문가들의 피땀 어린 노력과 역대 정부 간 이어져 온 우주 강국을 향한 이어달리기 정책 덕분이었다. 이제는 미래를 위해 우리가 어떤 정책과 선택을 해야 할지 결정해야 할 때이다. 우주 개발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고, 앞으로도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영역이다. 세계 우주산업 규모는 2020년 기준으로 약 3700억 달러 수준인데, 20년 뒤인 2040년에는 약 1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성장은 민간 우주 기업의 역할에 기반한다. 민간 우주 기업들은 미국의 NASA보다 빠른 속도로 위성을 저렴한 가격으로 발사하고 있으며, 우주 관광이라는 새로운 산업을 개척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정부 주도 우주 개발 노선에서 민간이 중심이 되는 뉴스페이스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최근 뜨거운 논쟁 중 하나가 바로 우주분야 거버넌스 논의이다. 지금까지는 우주 정책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서 담당해 왔는데, 우주 분야가 성장할수록 전담기구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졌다. 이런 흐름 속에서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항공우주청 사천 설립을 공약했고, 정부는 이에 따라 지난 4월에 우주항공청 설립 특별법을 국회에 제출했다. 처음 공약이 나왔을 때부터 전문가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이런 부분들이 법안 제출 과정에서 충분히 논의되지 못했다. 필자는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우주전략본부' 신설을 골자로 하는 우주개발진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사실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도 과기부 외청 형태의 우주청 설립 논의가 있었지만, 한계가 명확하다는 판단하에 추진이 보류됐었다. 과기부 산하 차관급 조직으로는 우주 분야와 연관되어 있는 국방부, 국토부, 외교부, 산자부, 국정원 등 여러 부처의 정책을 효율적으로 조정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었다. 지난 3월, 국방부가 발사한 우주발사체를 두고 과기부와 국방부 간 권한 다툼이 발생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장관급 과기부와도 이견이 발생하는데, 차관급 기관장의 말을 타 부처가 순순히 들을 리 만무하다. 컨트롤 타워 없이 각 부처별로 산발적으로 추진되는 우주 정책은 현장 혼선과 정부의 일관된 우주 정책 비전 추진에 걸림돌이 될 우려가 크다. 그래서 필자는 국가우주위원회 위원장을 현행 국무총리에서 대통령으로 격상하고, 산하에 우주 정책을 총괄·조정하는 장관급 우주전략본부를 설치하는 안을 마련했다. 우주전략본부장에게 관계기관에 대한 자료 요구권을 부여하고, 관계기관은 본부장이 통보하는 조정 결과에 따르도록 규정함으로써 실질적인 조정 능력도 확보했다. 우주전략본부 인적 구성에도 민간인을 공무원 신분을 갖지 않은 채로 채용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해 유연하면서도 전문적인 조직 구성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정부 역시 조직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보수 규정 등 다양한 특례 규정을 마련했지만, 현재의 정부 조직 형태 안에서 시행되는 특례 적용만으로는 정부가 표방하는 한국판 나사로 발전하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 동일한 공무원 신분임을 감안하면 타 조직에서 이에 대한 반발과 불만이 필연적으로 제기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필자가 제안하는 우주전략본부는 기존의 정부조직법상 구조를 뛰어넘는 새로운 시도이다. 한국판 나사라는 획기적인 시도가 되려면 기존의 체계를 과감하게 깨야 한다. 이처럼 현재 우주 전담기구에 대한 여러 안이 국회에 제출되어 있는 만큼 국회에서 심도 깊은 논의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가 제출한 특별법만으로는 정부가 그리는 우주 전담기구의 그림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우주분야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나 한국천문연구원과의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할 것인지, 항공분야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관할하고 국토교통부와 어떻게 역할 분배를 할 것인지 등 우주항공청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궁금증이 많은 상황이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이런 부분들이 제대로 토론되어야 한다. 일각에서는 한계가 있더라도 우선 출범부터 시키고 보자는 목소리도 있지만, 조직이라는 것은 한번 틀을 갖게 되면 이를 변화시키는 것은 매우 어렵다. 서두르다가 현재의 과기부가 하고 있는 역할을 그대로 이식한 형태의 조직으로 만들어진다면 우주 분야 발전에 획기적인 전환과 시너지를 기대하긴 힘들 것이다.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이러한 논의들을 한데 모아 내실있는 조직으로 만들어야 한다. 필자는 21대 국회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를 맡으며 대한민국 우주 기술의 발전과 성공의 현장에 함께 해왔다. 다누리 성공 주역인 연구자들의 처우개선 문제부터 정부가 우주분야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는 우주산업클러스터 정책까지 다양한 현안들을 지켜봐 왔다. 그렇기에 그 누구보다 우주 분야의 중요성과 가능성에 크게 공감한다. 그래서 졸속으로 추진되는 우주 전담기구에 대한 우려도 크다. 대한민국 우주 경쟁력 확보를 위해 확실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우주 전담기구가 설립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해나갈 것이다. 조승래 제 20대 21대 국회의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 국회 첨단전략산업특별위원회 위원 더불어민주당 과학기술혁신특별위원장
[김태경] 핵과 인간, 핵군비통제의 미래를 위한 시민사회 2024년 1월 미국 핵과학자회(BAS, Bullentin of the Atomic Scientist)는 지구 종말까지 남은 시간을 보여주는 ‘지구 종말 시계’를 발표하며 작년과 같은 (지구 종말을 의미하는 자정까지) ‘90초’라고 밝혔다. 2023년 BAS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의 핵 사용 위협으로 핵무기 금기가 침식된 국제환경에 대한 우려로 ‘90초’로 지구종말시계를 당긴 바 있다. 2024년에는 러-우 전쟁과 함께 핵국가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에 따른 분쟁 확대, 기후변화의 가속화된 위협, AI 발전 속도에 비해 더딘 규범 확립 등이 지구 종말 시계의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핵 사용 위협과 함께 2023년 2월 미러 간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 탈퇴, 12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 철회에 이어 유럽재래식무기감축조약(CFE)에서 탈퇴했다. 종전의 핵ㆍ미사일군축 협정의 파기는 2000년대 중반 이후 미러, 미중 간 MD 경쟁 및 핵국가들의 억제전략 변화의 결과로, 핵국가 간 군비경쟁 심화 속에 최근에는 미중러 3개 핵강국의 안보딜레마, ‘핵트릴레마’가 우려되는 형국이다. 이러한 국제정치적 맥락에서 역내 전략자산 증가에 따른 북한의 비대칭 전력 증강, 이에 자극된 한국의 군사력 강화 등 연쇄가 일어나는 한반도 위기고조 상황은 오인, 오판에 따른 핵전쟁 가능성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반도 핵・재래식 군비경쟁의 파고는 국제안보환경의 변화와 맞물려 과거 반핵평화운동의 역사에서 보는 바와 같이, 글로벌 시민사회의 개입, 참여의 파도가 거세질 수밖에 없는 압력을 낳고 있다. 2차대전 이후 세계는 1945년 8월 6일, 8월 9일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미국이 투하한 원폭 이후, 격렬한 반핵운동의 시민적 연대를 구축했다. 반핵반전운동의 슬로건은 서구 지식인 사회는 물론 제국주의 독립투쟁을 진행중이거나 희망하는 제3세계 국가 사회에 이르기까지 공유되었다.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는 전세계적으로 3차대전의 우려를 불러일으켰고 양극화된 국제질서에서 핵전쟁의 공포는 자연스럽게 반전반핵 기치를 든 평화운동을 촉발했다. 1962년 영국의 CND(Campaign for Nuclear Disarmament) 집회에서는 15만 명이 모여 반전반핵평화에 대한 대중들의 강력한 염원을 드러냈다. 1970년대 말 나토의 미사일 배치와 소련의 S-22 미사일 배치가 대치하며 유럽 내 핵 위협에 따른 긴장이 고조되면서 1982-1983년 유럽에서 광범위하게 일어난 반핵평화운동은 당대 큰 영향을 발휘했다. 그러나 시민들의 평화에 대한 선호 자체는 분명하다 하더라도 평화라는 궁극적 목적에 이르는 과정, 단기 중기 장기 단위 목적, 수단 및 방법론에 대한 인지나 합의의 기반은 취약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대의에 동의하더라도 어떻게 무엇을 할 것인가의 관점에서는 최소주의적 합의보다도 이질성과 차이, 반목이 더 부각되는 상황을 우려할 수 있다. 최근 핵무장 관련 한국의 설문조사 결과를 참조하면 비핵화, 평화에 대한 한국 국민의 인식, 방법에 대한 견해 역시 다양한 갈래로 갈라지며 일관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이 확인된다. 핵군축론, 군비통제론의 시각에서 최근 한국 핵무장 여론이나 일본에서 나타나는 안보 강화 여론 등은 현재 정세에서 반전반핵평화를 상상하는 것이 얼마나 제한적인가도 확인해준다. 중장기 관점의 평화구축과 군비통제 논의가 실종된 상태나 다름없어 보이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핵과 인간의 관점에서, 즉 글로벌 핵정치(nuclear politics)에서 대개 간과되어왔고 ‘침묵’을 강요받아온 인간에 대한 핵의 영향을 직접 증언하는 원폭피해자의 존재는 시민사회, 그리고 국회가 핵군비경쟁과 안보 딜레마의 위협에 어떤 목소리, 행동이 필요한가 숙고하게 만든다. 2023년 11월 마지막 주(11/27-12/1) 뉴욕 UN에서는 핵무기금지조약(TPNW) 당사국 제2차 회의가 개최되었다. 유엔 핵무기금지조약은 당사국이 핵무기나 핵폭발장치를 개발, 실험, 생산, 제조, 획득, 보유, 비축, 이전, 사용 또는 위협하거나 영토에 핵무기나 핵폭발장치의 주둔, 설치 혹은 배치를 허용하는 것, 핵무기 관련 활동에 참여하도록 지원하거나 촉진하거나 유도하는 것을 포괄적으로 금지한다. 대표적 국제 비확산체제인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기존 핵국가(P5)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핵무기금지조약은 핵무기를 전면 금지한다. 2021년 발효된 핵무기금지조약은 2024년 2월 현재 전 세계 93개국이 서명하고 그중 69개국이 비준한 상태다. 특기할 사실은 핵무기금지조약은 그 형성 과정에서부터 핵무기 생산 및 배치, 사용 등과 관련해 피해를 받을 수 있는 인간의 존재에 관심을 두고 인도적 차원에서 이들에 대한 구호를 조약 규정에도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핵무기금지조약 창설에 헌신한 공으로 2017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반핵평화시민단체들의 국제연대체인 ICAN(International Campaign to Abolish Nuclear Weapons)은 핵무기금지조약을 호소하는 옹호과정에서 인류 역사상 핵무기 참사를 직접 몸으로 경험한 원폭피해자들의 ‘증언’을 중요한 계기로 꾸준히 활용했다. 히로시마・나가사키 피폭자들이 국제회의에서 자신들의 피폭 생애와 함께 인도적 견지에서 핵무기 금지를 호소할 수 있도록 조직한 ICAN의 활동으로 2017년 핵무기금지조약이 체결되었고 현재는 조약에 서명하지 않은 핵국가, 혹은 핵우산 국가들을 포함해 서명국을 확대해나가는 시민사회 연대, 의회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2차 TPNW 체결당사국 회의에서도 원폭피해자, 생존자들의 증언이 이뤄졌고, 이번 회의에는 한국인 원폭피해자 이기열씨가 증언을 진행했다. 한국인 원폭피해자의 증언은 이주와 식민, 강제동원・징병과 피폭, 귀환 이후 오랜 기간 한국 정부의 방치와 무관심, 미국, 일본 정부의 부정과 배제 정책으로 중층적 수난을 겪어온 이들이 목소리를 내는 장면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의가 있다. 한국 사회에서 한국인 원폭피해자의 존재는 여전히 가시화되지 못한, ‘인정투쟁’의 장에 머물러 있다. 인류 역사상 실제 핵무기 사용에 피폭된 생존자로서 한국인 원폭피해자들이 지속해온 비핵평화에 대한 요구가 한국 사회 내부에서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은, 시민사회 그리고 국회가 중장기 한반도 평화구축의 조건으로서 핵군비통제 의제를 접근하는 방식으로서 주목해야 할 지점이다. 지구 종말의 자정을 맞지 않기 위한 글로벌 시민사회, 국가간 합의 형성은 과거 핵무기 참화를 겪은 원폭피해자의 증언에 귀를 기울이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김태경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이상직] 유엔 장애인권리협약과 탈시설, 그리고 한국사회 한국사회에서 2010년대에 등장한 중요한 사회적 의제가 ‘장애인 탈시설’이다. 장애인 탈시설 의제가 등장하고 확산한 과정은 2000년대 이후 중증장애인의 사회적 등장을 알렸던 장애인 이동권 운동과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운동,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제도화 운동, 장애인등급제 폐지 운동 등과 맞닿아 있다. 2009년부터 서울시를 시작으로 대구시, 부산시, 광주시 등 지방자치단체가 장애인 단체의 요구에 따라 시설 장애인의 인권 실태와 탈시설 의사를 조사했다. 2011년에는 「장애인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지자체 수준에서 시범사업으로 이루어지던 활동지원서비스가 전국 수준의 제도로 구축되었다. 2017년에는 장애인복지법 개정으로 기존의 장애등급제가 바뀌면서 좀 더 많은 이들이 장애인연금이나 활동지원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2019년에는 국가인권위원회가 탈시설 로드맵 마련을 중앙정부에 권고했고, 2020년에는 국회가 ‘탈시설지원법안’을 발의했으며, 2021년에는 정부가 탈시설 로드맵을 발표했다. 로드맵에 따라 정부는 2022년부터 탈시설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요컨대 한국은 국가인권위원회 보고서에 ‘탈시설’이 명기된 2005년을 기준으로 보면 20년이 되지 않은 탈시설 전략 시행 초기 단계에 있는 국가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의 경험을 국제적 맥락에 자리매김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탈시설 의제 형성 과정의 국제적 맥락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자료가 유엔의 9대 인권조약 중 8번째로 채택된 ‘장애인 권리에 관한 협약’(이하 장애인권리협약)이다. 2006년에 채택된 장애인권리협약은 장애인을 복지 수혜자가 아닌 권리의 주체로 간주하고 장애인의 자율성과 참여, 자립생활 보장을 규정한다. 이러한 기조에서 장애인권리위원회는 일관되게 탈시설을 강조해왔다. 장애인권리협약 체결 전에도 탈시설의 규범적 근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차 세계대전 종전 이래 유엔에서 채택된 여러 인권협약에서도 근거를 찾을 수 있다. 국제적으로 장애인의 권리가 주목받기 시작한 1960년대부터 유엔은 ‘정신지체인 권리선언’(1971년)이나 ‘장애인권리선언’(1975년)을 채택하고, ‘세계장애인의 해’(1981년)를 지정하고, ‘장애인 10년을 위한 세계행동계획’(1982년)을 발표하고, ‘장애인의 기회균등을 위한 표준규칙’(1993년)을 채택하는 등 꾸준히 노력해왔다. 그럼에도 별도의 협약이 채택된 것은 1980년대부터 지적되었던 여러 한계를 보완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기존 노력은 장애인 권리 보장을 위한 구속력을 갖지 못한다는 점에서, 장애인의 권리를 제약하는 데 근거를 제공한 ‘장애 의료 모델’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형식적인 기회 균등론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지적되었다. 장애인권리협약의 모든 조항이 탈시설과 관련 있지만 직접 관련 있는 조항은 ‘자립적 생활과 지역사회 포용’을 규정한 제19조다. 19조는 모든 장애인이 다른 사람들과 동등한 선택권을 가지고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며, 이들의 지역사회로의 완전한 통합 및 참여를 촉진할 의무를 당사국에 부여한다. 즉 “장애인은 다른 사람과 동등하게 자신의 거주지 및 동거인을 선택할 기회를 가지며, 특정한 주거 형태를 취할 것을 강요받지 아니한다.” 일각에서는 강요되어서는 안 될 “특정한 주거 형태”가 ‘탈시설’이라고, ‘시설’을 거주지로 ‘선택할 기회’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협약 전문과 관련 해석을 검토하면 위 문구는 명백하게 ‘탈시설’을 가리킨다. 장애인권리협약은 당사국의 협약 이행을 점검하기 위해 독립적인 전문가 18명으로 구성된 장애인권리위원회를 설치해 협약의 핵심 의미를 해석하고, 당사국들이 정기적으로(최초 2년 이내, 이후 4년마다) 제출하는 이행 보고서를 검토하며, 선택의정서에 근거한 개인 통보 제도 등을 통해 조직적인 협약 위반 사례를 조사한다. 장애인권리위원회는 협약의 주요 내용에 대한 해설서인 일반논평을 여덟 차례, 특정 사안에 대한 지침인 가이드라인을 다섯 차례 발표한 바 있다. 이 가운데 19조의 의미를 구체화한 것은 장애인권리위원회가 2017년에 발표한 일반논평 5호다. 여기서 장애인권리위원회는 ‘자립적 주거형태’가 “모든 유형의 거주시설 외부의 생활환경”이라는 점을 명시했다. 일반논평 5호는 2017년에 한국사회에서 ‘희망원 사태’가 등장했을 때에 이에 대한 대응 방향을 ‘탈시설’로 설정하는 데에 영향을 미쳤으며, 2019년에 국가인권위원회가 정부에 탈시설 로드맵 마련을 권고한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 대유행은 탈시설 의제가 국제적으로 주목받게 된 중요한 계기였다. 장애인권리위원회는 2022년에 네 번째로 발표한 가이드라인(비상상황을 포함한 탈시설 가이드라인)을 통해 탈시설의 의의를 더욱 강조하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으며 각국 정부의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탈시설 가이드라인은 한국에서 관련 법안 발의 및 협약 이행 수준 확인 지표 개발 연구 시도 등에 영향을 미쳤다. 장애인권리위원회는 당사국이 제출하는 정기 보고서에 대한 검토 의견인 ‘최종견해’를 통해서도 탈시설을 강조한다. 장애인권리위원회는 2014년과 2022년에 한국 정부에 전달한 최종견해에서 탈시설 정책 추진을 권고한 바 있다. 2014년 제1차 최종견해에서 장애인권리위원회는 탈시설 전략의 효율성 부족과 장애인의 지역사회 포용을 위한 충분한 조치 부재를 우려하면서 “장애 인권 모델에 기반한 효과적인 탈시설 전략 개발 및 지역사회 내 지원서비스 대폭 확대”를 권고했으며, 2022년 제2·3차 최종견해에서는 코로나 대유행 기간에 시설 수용 장애인이 사망한 것과 시설 수용이 지속되고 있는 것, 탈시설 전략 이행이 미흡한 것을 우려하면서 2021년에 한국 정부가 발표한 탈시설 로드맵을 개정하라고 권고했다. 장애인권리위원회는 ‘중대하고 조직적인 권리 침해 상황’에 대한 별도의 위원회 조사 결과를 통해서도 일관되게 탈시설을 강조하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조사 사례는 세 건이다. 2017년에 영국이 조사받았고, 2018년에는 스페인이, 2020년에는 헝가리가 조사받았다. 영국은 복지 재정 긴축에 따라 장애인의 권리가 침해될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조사받았으며, 스페인은 장애인을 특수교육으로 분리하고 배제한다는 이유로 조사받았다. 헝가리는 탈시설을 위한 지원금을 시설 소규모화 정책에 쓰고 있다는 이유로 조사받았다. 조사 결과는 제기된 우려를 상당 수준 확인하는 것이었으나 조사 대상 정부는 조사 결과의 상당 부분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는 ‘탈시설’을 비롯한 장애인 권리 보장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의제라는 점을, 사회경제적 상황과 정부의 태도에 따라 장애인 권리 보장 수준이 ‘퇴행’할 수도 있다는 점을 나타낸다. 이와 관련해 2022년 12월은 한국사회에서 새로운 계기가 된 시점으로 기록될만하다. 장애인권리협약 이행에 관한 감독 절차를 규정한 별도 문서인 선택의정서에 비준했기 때문이다. 비준 순서로는 101번째이고, 시점으로는 협약 비준 이래 16년 만이다. 2023년부터는 한국에서도 장애인권리위원회에 한국 정부의 협약 위반에 대한 조사(개인 통보·위원회 조사)를 요청할 수 있다. 탈시설 관련 국제 규범과 실천 사례는 탈시설 과정을 압축적으로 겪고 있는 한국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존에 여러 나라가 밟은 경로를 신중하게 검토해 중장기적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동시에 가야 할 방향은 분명한 만큼 기존 국가 사례의 교훈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과감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조치는 입법과 행정, 사법의 세 차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입법 조치로는 시설 폐쇄 및 시설 수용 장애인 탈시설 지원에 대한 국가 계획의 규범과 근거가 될 ‘시설폐쇄법’ 및 ‘탈시설지원법’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 행정 조치로는 시설 수용에 대해 국가가 사과하고 탈시설을 선언할 필요가 있다. 장애인권리협약 일반논평 5호와 탈시설 가이드라인 등에 기초해 탈시설 로드맵을 개정하고 독립성과 실질적 권한을 가진 국가 차원의 탈시설 조정기구를 설립해 탈시설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갈 필요가 있다. 사법 조치로는 장애인권리협약을 재판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시설 내 인권침해 및 사망 등의 사건을 특별한 사건으로 대하며, 시설 인권침해 예방을 위한 독립적 메커니즘을 사법부에 설치할 필요가 있다. 이들 조치 중 일부라도 2024년에 실현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상직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박현석] 우리가 다수결 원칙을 존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수가 지지하는 대안으로 공동체의 의사를 결정하는 다수결 투표는 모든 시민이 정치에 참여하는 현대 민주정치의 기본 원리 중 하나이다. 다수결제의 취지는 특정한 대안이 다수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도록 뜻을 모은다는 데에 있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 정치의 다수결제는 승자독식형 다수결제로 변질되었다. 근소하게 승리한 다수가 적지 않은 소수를 배제하고 소외시키는 ‘다수의 폭정’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가오는 총선에서 우리는 다수결 민주주의가 건설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현명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다수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에 따라 다수결제를 운영하는 다양한 방식이 존재하지만 통상적으로는 절반 이상의 다수가 동의하는 대안을 채택하는 과반다수결제를 의미한다. 다수결제는 민주적 의사결정 방법의 하나로 귀족, 지배계층 등 소수의 선호가 아닌 다수 시민의 의견을 모아 통치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의 원칙에 부합하며, 과반다수결제는 모두의 동의를 조건으로 하는 만장일치제나 3분의2 이상의 동의를 필요로 하는 초다수결제 등에 비해 의사결정에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을 절약할 수 있으므로 효율적이다. 다수결제의 가치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현대 민주주의에서 과반다수결제를 선호하는 핵심적인 이유는 다음의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과반다수제는 의사결정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일단 과반수 이상의 지지를 확보한다면 그 결정이 또 다른 다수에 의해 뒤집힐 염려가 적다. 과반에 미치지 못하는 인원으로 과반수를 능가하는 다수를 형성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둘째, 다수의 지지를 받는 대안이 항상 최선의 대안이라는 보장은 없으나 다수의 지혜가 응축된 지혜로운 대안일 가능성이 높다. 반이 넘는 다수의 지지를 얻는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지난한 설득과 협상의 과정이 필요하다.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경쟁하는 가운데 과반 이상의 다수의 지지를 받는 대안이 도출된다면 독단적인 의견보다는 수월성 면에서 나은 견해일 가능성이 높다. 다수결주의를 표방하는 한국의 양대 정당의 정치는 의사결정의 안정성과 수월성을 확보하고 있는가? 안타깝게도 우리는 두 가지 기준 모두에서 낙제점을 줄 수밖에 없다. 대결적 양당제 하에서 의사결정의 안정성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정권이 교체되면 이전 정권의 중요 정책들이 과거로 복귀한다. 집권당이 바뀌면 새로운 정책이 등장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지만 연금, 노동, 교육 등 특정 정권을 넘어서는 중장기적 대응이 필요한 의제들도 많다. 연속성이 필요한 중장기 의제들을 다루기 위해서는 초당적인 협력이 필요하지만 대결적인 양당정치 구도 속에서 정당 사이의 타협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정책의 내용 면에서도 우리의 양대 정당들이 수월성을 확보한 지혜로운 정책 대안들을 제시한다고 보기 어렵다. 적대적 양당제 정치구도 속에서 단합을 강조하면서 당내에 다양한 이견을 인정하지 않는 획일화의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 정당 내부에 중도파와 온건파가 공존할 때 다양한 대안이 경쟁할 수 있으며 상대 정당과의 타협도 가능하다. 하지만 당내에서 다양한 의견이 사라지면서 여야 대립이 강화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총선이 다가오며 다양한 정치세력들이 새 정치와 정치개혁을 주장하고 있다. 새로운 정치는 안정성과 수월성을 바탕으로 갈등을 조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이다. 한국정치의 안정성과 수월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양대 정당 내부에서 다양한 견해가 경쟁해야 한다. 정당 지도부와 의견이 다른 소수파도 생존할 수 있는 당내 민주주의가 자리잡아야 한다. 다양한 파벌이 경쟁하는 정당이 건강한 정당이다. 다수결제는 단합을 통한 다수가 아닌 설득을 통한 다수가 통치할 때 건설적으로 작동한다. 다가오는 총선에서 건전한 당내 경쟁을 통해 지혜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정당에 한 표를 행사할 것을 제안한다. 양대 정당이 획일적인 대결정치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유권자들은 새 정치를 표방하는 대안세력을 지지하여 양대 정당을 심판할 수도 있다. 이른바 제3세력이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고자 한다면 자신들이 타협하지 않고 대립하는 양대 정당과 달리 사안에 따라 진보와도 혹은 보수와도 타협할 수 있으며 다양한 의견을 종합하여 지혜로운 정책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양대 정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고 유의미한 제3당이 등장한다면 한국 정치는 타협과 설득을 통해 다수의 지지를 확보해야 하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이다. 정당간의 타협을 강제한다는 점에서 국회의 표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3당의 등장은 한국정치의 안정성과 수월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 총선 결과 양대 정당이 국회 의석을 양분할 수도 있고, 제3당이 등장할 수도 있다. 어떤 길을 가더라도 22대 국회에서는 안정성과 수월성을 확보할 수 있는 건설적인 다수결 민주주의가 작동하기를 희망한다. 박현석 국회미래연구원 거버넌스그룹장

기관동정

연구보고서

(1) 연구배경 및 목적 그동안 우리 사회가 경험하지 못했던 인구감소, 초고령화 등의 인구변화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전과제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는 급속한 변화 속에서 미래를 잘 준비하고 있는가? 정부는 중장기 관점에서 잘 대응하고 있는가? 본 연구는 인구변화 관련 정부 중장기 전략을 검토하고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해 노인건강 정책, 국방인력 정책, 이민 정책, 인구감소 지역 정책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2) 주요내용 초고령사회와 노인건강 정책을 살펴보기 위해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 등을 살펴본 결과 국가 단위의 중장기계획이 건강하고 인간다운 고령사회 구축을 위한 기본적인 정책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으며 미래사회 대응 지표와 연계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인구감소와 국방인력 정책을 살펴본 결과, 국방개혁기본계획은 정권교체에 의해 영향을 받기도 하며, 국방중기계획의 상비병력 규모 50만명은 실질적으로 달성하기 곤란한 목표임을 확인하였다. 인구감소와 이민 정책의 경우, 관련 예산의 상당한 비중은 다문화가족 지원으로 쓰이고 있으며 외국인 노동자 등의 정책적 고려는 미흡하였다. 인구감소 지역 정책을 살펴본 결과, 주로 경제적 측면에서 인구감소 대응 전략을 제시하고 있어 보다 다각적인 측면에서의 전략 수립이 필요함을 확인하였다. (3) 정책대안 및 시사점 미래사회 대응 지표체계를 통해 정부의 중장기 전략을 연계할 수는 있었으나 보다 구체적이고, 다층적인 지표를 보완하여 정부정책 평가를 위한 정교한 틀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장기 미래대응의 관점에서 인구감소, 고령화 등 인구변화 관련 예산에 대해 중장기 관점에서 정부의 기획성과 계획성을 강화하고 입법부 차원에서의 국가 중장기 전략을 모니터링하는 방안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1. 연구 배경 및 목적 올해 국민과 미래 대화 연구는 이머징 시티즌을 발굴하고 이들과 미래 대화를 추진했다. 이머징 시티즌(emerging citizen)은 아직 소수지만 조만간 다수가 될 시민으로, 다가올 문제를 앞서 경험하고 대안을 내놓으려고 노력하는 개인들이다. 우리말로 창발적 시민으로 호명하고 이들을 찾아 함께 미래를 전망하고, 희망하는 선호미래와 필요한 정책을 논의했다. 2. 주요 내용 올해는 부산지역 주민들, 청년정치인들, 원폭피해자, 원전마을 사람들, 다문화이주민 여성들, 가족돌봄청년들, 대안학교 교사, 지방의 인문사회대학원생들, 소년범 변호인, 탈북여성들과 이들의 자녀들, 성소수자 등을 만나 이머징 시티즌의 관점에서 우리사회가 어떤 미래를 지향해야 하는지 분석했다. 부산지역 시민들과 미래대화를 통해 도시의 선호미래를 들어보았고, 청년정치인들도 만나 우리사회 정치인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도 토론했다. 스스로 미래를 설계하고 추진하기 어려워하는 지방대학의 인문사회대학원 청년들도 만났으며, 대안학교 교사도 만나 교육의 미래를 들어보았다. 원폭피해자와 원전마을 사람들도 만나 미래의 핵 전쟁 위험에 대해서도 논의해보았다. 소년범 변호인, 탈북여성과 이들의 자녀들, 성소수자들은 우리사회의 시민에 대한 정의가 매우 협소함을 드러내주었다. 3. 정책 대안 및 시사점 국회가 적극적으로 이머징 시티즌을 발굴하고 이들과 함께 사회적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 이머징 시티즌의 미래 인식은 사회적 경고등 역할을 하며 이제까지 한국사회의 성공을 이뤘던 방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미래대화에 참여한 시민들은 우리사회가 추구할 가치와 비전, 중장기적 전략과 단기적 과제까지 논의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 앞으로 더 자주, 적극적으로 이들과 함께 미래를 전망해야 한다. 이머징 시티즌은 한국사회가 더 포용적 사회로 나아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며 이들의 문제를 푸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사회를 더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1) 연구배경 및 목적 복잡하고 불확실한 정책 환경 속에서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과학적이고 객관적 데이터에 근거한 합리적 의사결정이 요구된다. 국회는 국민의 대표 기관이자 국가 정책의 최종 결정기관으로 그 기능이 확대되고 있으며 국회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중장기 관점에서 국가정책을 조망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의 실증적 분석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미래사회의 대응력과 준비 사황을 진단하게 위해 국민이 쉽게 이해하고 체감할 수 있는 종합적·구체적 지표체계를 구축하여 사회변화의 진단과 분석을 실증적으로 수행하고자 한다. 특히, 저출산, 고령화, 인구구조 변화 등 인구변화 메가트렌드에 대해 우리 사회가 잘 준비하고 대응하고 있는지 검토하고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2) 주요내용 세계 최저 수준의 저출산, 고령화 사회, 인구구조 변화 등 인구요인은 장기적으로 광범위하고 사회 전반적인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므로 이에 대한 준비 및 대응 전략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인구변화는 현재의 경제사회시스템을 유지하기에는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새로운 사회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기회 요인도 존재한다. 스마트 성장사회는 기술과 제도 혁신을 통해 경제활동과 사회를 발전시켜 번영을 가져오는 미래사회 모습으로 인구 고령화 시대에 고령층에 대한 디지털 접근성과 역량은 점차 개선되고 있으나 고령층의 디지털정보화 역량 수준은 여전히 낮으므로 이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함을 확인하였다. 지속가능한 안심 사회를 위한 지표를 살펴본 결과 어린이집 및 유치원 이용률은 증가 추세를 나타냈으며, 온실가스배출량,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전년도 대비 개선되었음을 확인하였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협력 사회 관련 지표들을 살펴본 결과 먼저, 성불평등 지수를 국제적으로 비교한 결과 순위가 낮아졌음을 확인하였다. (3) 정책대안 및 시사점 미래사회 대응지표를 통해 살펴본 결과 저출산, 고령화 등 인구문제 대응 전략 수립을 위해 청년, 노인, 여성 등 세분화된 하위 지표 구축이 필요함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에서 도출한 미래사회 대응지표 체계에 대한 주기적인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어떠한 주기로 어떠한 절차를 거쳐 미래비전을 설정하고, 핵심전략과 주요 모니터링 지표를 도출할 것인지에 대한 로드맵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1) 연구배경 및 목적 본 연구는 중장기 한반도 미래전략의 관점에서 한반도 의회외교의 의제와 추진 전략을 탐색한다. 중장기 한반도 의회외교 연구는 [중장기 국제전략과 의회외교] 계속과제의 일환으로, 한반도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 한반도 의회외교의 목적은 중장기 미래 지평의 한반도 의제에서 행정부와 독립적인 국회의 이니셔티브를 정립하는 것이다. (2) 주요내용 본 연구는 초당적 최소주의 합의(minimalist consensus)를 가능하게 하는 중장기 한반도 의회외교 의제 선정을 위해 중장기 한반도 미래전략의 관점을 도입했다. 2022년 국회미래연구원 <중장기 한반도 미래전략: 한반도 연합적 거버넌스> 연구결과는 한반도 평화구축, 통합의 규범미래를 위한 선결과제로 정치군사적 긴장 완화, 평화의 제도화를 제시하는 한편 시민사회와 공진하는 거버넌스 확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반도 미래전략의 전제조건, 정책 경로, 중장기 전략 및 단기 우선순위와의 연관성을 고려해, 본 연구는 △중장기 평화구축을 염두한 군비통제, △궁극적인 평화구축의 결과이자 평화과정과 병행 연계하는 방법론으로서 의미를 갖는 인권 의제를 한반도 의회외교 의제로 설정했다. 연구는 두 가지 의제 쟁점 분석 및 평화과정, 인권ㆍ이행기정의 주요 사례 교훈 도출, 각 의제 관련 국회 입법 노력을 검토하고 의제 추진 전략으로 군비통제・인권 의제의 통합적 추진, 의제 연계 전략을 제시했다. (3) 정책대안 및 시사점 평화과정 및 이행기정의 사례국의 경험, 현재 국회 내 이념적 양극화의 지형을 고려할 때, 한반도 의회외교 의제 실현의 중요한 조건으로 협의주의적 대화와 협상의 환경 구축을 우선 강조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반도 의제 관련 국회의 위상을 제고하는 중장기 한반도 의회외교의 효과적 추진을 위해서는 국내정치-남북관계-대외적 차원 각각의 층위에서 다양한 네트워킹 전략이 필요하다. 군비통제-인권 의제 연계 전략은 협의주의적 환경을 조성하는 방법론적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초당적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폭넓은 네트워킹 전략으로도 의의가 있다.
(1) 연구배경 및 목적 미중 간 지정학적 경쟁에 따라 산업정책을 통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 및 과학법,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의 입법을 통해 산업정책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첨단산업 분야에서 중국을 배제한 자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시도하고 있다. 한편, 유럽연합은 녹색전환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인식하고 일찍부터 적극적으로 녹색전환을 선도하고 있다. 입법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의회외교의 필요성이 강조된다. 의회외교는 의원 간 교류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국가 간 공식적인 외교에서 다루기 어려운 민감한 주제를 보다 자유롭게 논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의회외교를 통해 주요국의 입법에 우리나라의 입장을 반영하고, 의회외교를 통해 파악한 동향과 정보를 활용하여 국내에서 적절한 입법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 (2) 주요내용 본 보고서에서는 먼저 수출통제개혁법, 반도체 및 과학법,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 미국의 산업정책 관련 입법을 살펴보았다. 입법 과정, 주요 내용, 파급효과 등을 살펴보았으며, 이와 더불어 미국 국내 정치 요인의 분석을 통해 의회외교에 대한 함의를 도출하였다. 다음으로는 미국과 유럽연합의 녹색전환 관련 입법을 살펴보았다. 미국의 녹색전환 입법은 인플레이션 감축법, 기반시설 투자 및 일자리법을 중심으로 검토하였고, 유럽연합의 녹색전환 정책은 유럽기후법, 탄소중립산업법, 핵심원자재법을 중심으로 검토하였다. 입법과 관련된 정치적, 제도적 특징에 초점을 맞추어 의회외교에 대한 함의를 도출하였다. (3) 정책대안 및 시사점 본 보고서의 의회외교 관련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미국은 산업정책과 녹색전환 정책은 지역 경제 활성화와 연결되어 개별 의원의 이해관계와 관련이 크므로 이를 잘 파악하여야 한다. 둘째, 유럽연합의 녹색전환 관련 의사결정 참여자와 절차가 다양하므로 현지 정보에 정통한 기관과 협력해야 한다. 셋째, 의회외교의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특히, 미국의 중요성을 고려한다면 한미의원연맹을 조속히 창설하고 내실을 다져야 한다. 넷째, 의회외교가 국회의원의 입법 역량 강화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우리나라 외교역량의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확립해야 한다.
(1) 연구배경 및 목적 ○ 의회외교에 대한 관심과 논의의 증대에도 불구하고 기존연구와 논의가 취약 ○ 세계 주요국 및 지역별 의회외교 비교분석 및 한국 의회외교에의 시사점과 함의 도출 - 본 연구는 강대국 경쟁과 지정학적 불안정성, 기술-경제-외교-안보-가치 등이 상호연계되는 복합안보의 부상 속에서 세계 주요국의 의회외교를 분석하고, 한국 의회외교에의 시사점과 함의 도출 ○ 국가별 지역별 한국의 의회외교 전략 제언 - 한국 의회외교가 세계 주요국 및 지역을 상대로 어떻게 효과적인 의회외교를 실천할 수 있을 지에 지역별 국가별 의회외교 전략 도출 - 유사입장국에서부터 아세안, 중앙아,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 주요지역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국 의회가 실천할 수 있는 지역별 의회외교 전략 제언 (2) 주요내용 ○ 의회외교, 지역별 전문가 공동연구로 세계 의회외교 현황 및 변화에 대한 비교연구 - 의회외교 분야 전문가와 지역전문가가 참여하여 비교연구. 주요 국가 및 지역의 정치체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한국의 의회외교의 효과적 실천을 위한 유의미한 정보를 제공하고, 한국 의회외교의 방향과 과제에 대한 제언 종합 ○ 본론 2장과 3장에서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EU 등 다양한 세계 주요국 및 지역의 의회외교 사례를 비교분석하면서 한국 의회외교에의 시사점과 함의 도출 ○ 4장에서 아세안, 중앙아,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등 지역별 의회외교 특징분석 및 전략제언 ○ 결론에서 한국 의회외교 전략과 발전방향 제언 - 세계 의회외교 사례에 대한 비교분석 종합. 함의와 시사점 도출 - 세계 의회외교 비교분석을 토대로 한국 의회외교 전략과 발전 방향 제언 - 한국의회가 실천할 수 있는 주요국 및 지역에 대한 의회외교 접근방향과 실천과제 제언 (3) 정책대안 및 시사점 ○ 의회외교와 정부외교간의 조화와 보완 필요 - 세계 의회외교 연구 결과, 각 국가별로 정치 상황과 체제 특성에 따른 의회외교의 개념과 체계, 의회의 역할에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의회외교의 중요성과 활동이 증대되고 있음 - 다만, 의회외교는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외교 문제에 있어서 정부의 대표성을 강조하면서 의회의 역할을 유보하게 되는 제약도 여전히 존재 - 의회외교는 정부외교와의 ‘유보(留保)와 상보(相補)’라는 관점에서 조화와 공존 필요 ○ 중장기적 관점의 국가전략과 국익외교 관점에서 의회외교 설계 및 전략적 접근 필요 - 한국 의회외교는 중장기적 관점의 국가전략과 국익외교의 관점에서 외교활동을 수행하는 것을 기반으로 하여야 함. 국익외교 실현이라는 관점에서 정부외교에 대한 토론과 국내적 합의의 도출, 그리고 국익외교 실현을 위한 의회차원의 외교적 뒷받침이라는 의회외교의 목표 설정 - 경제안보, 사이버안보, 기술규범, 기후환경 등 최근 국제질서 변화와 신흥기술의 부상이라는 환경 속에서 외교의 다양화와 다변화가 요구. 다양한 외교의제와 새롭게 부상하는 글로벌 어젠다를 중심으로 세계 의회와 교류하고 소통 확대 - 의회외교는 소프트파워 증진 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 주요국 뿐만 아니라 EU, 아세안, 중동, 중앙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 지역별 의회외교 활성화 등 검토 ○ 중장기적 관점의 국가전략과 국익외교 관점에서 의회외교 설계 및 전략적 접근 필요 - 한국 의회외교는 중장기적 관점의 국가전략과 국익외교의 관점에서 외교활동을 수행하는 것을 기반으로 하여야 함. 국익외교 실현이라는 관점에서 정부외교에 대한 토론과 국내적 합의의 도출, 그리고 국익외교 실현을 위한 의회차원의 외교적 뒷받침이라는 의회외교의 목표 설정 - 경제안보, 사이버안보, 기술규범, 기후환경 등 최근 국제질서 변화와 신흥기술의 부상이라는 환경 속에서 외교의 다양화와 다변화가 요구. 다양한 외교의제와 새롭게 부상하는 글로벌 어젠다를 중심으로 세계 의회와 교류하고 소통 확대 - 의회외교는 소프트파워 증진 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 주요국 뿐만 아니라 EU, 아세안, 중동, 중앙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 지역별 의회외교 활성화 등 검토
(1) 연구배경 및 목적 전 세계적인 복합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자원의 효율적 사용을 강조하는 순환경제 모델이 기존의 선형경제 모델을 대체하는 주요 대안으로 부상하였다. 우리나라와 같은 자원빈국들은 안정적인 자원 수급을 위한 순환경제 전략이 중요하며, 녹색전환을 위한 신산업 정책으로도 의미가 확장되고 있습니다. 미래 기술과 산업을 선도하는 데에 있어 인적·물적·자원 규모에서 취약한 국내 여건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해외 기관 및 기업과의 긴밀한 협력이 중시되나 국내 순환경제 정책 내용에서 글로벌 혁신전략과 기술·산업 중장기 투자전략이 미진한 상황이다. 본 연구는 글로벌 정책 여건 변화 및 기술·해외직접투자 분석 결과에 기반하여 취약점과 기회요인을 식별하고 그에 대응하는 전략을 도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2) 주요내용 분석결과 국내 취약점으로 국제표준화 논의에의 참여 부족, 표준화 기관의 파편화된 정책 거버넌스, 지속가능 금융 및 녹색투자 관련 구체적 가이드라인 및 제도적 지원 부족, 글로벌 이니셔티브 참여 및 주도성 부족, 글로벌 지식재산권 네트워크에서의 낮은 영향력, 제한적인 해외직접투자 대상 산업 및 해외투자 전략의 불확실성이 도출되었고, 기회 요인으로는 ESG 투자 등 새로운 글로벌 표준화 리더쉽 확립 기회, 국제표준 적시 대응을 통한 국내 산업의 수출경쟁력 강화, 순환경제 글로벌 이니셔티브 적극 참여 등을 통한 해외 네트워크 확장, 순환경제 기술개발 및 혁신을 통한 국가 경쟁력 제고, 선진기술에 대한 해외직접투자를 통한 해외 시장 확장 및 공급망 안정화 가능성이 도출되었다. 이러한 분석결과에 기반하여 표준화·인증, 기술개발, 해외투자, 국제협력 부문에서의 혁신전략이 도출되었으며, 아래와 같은 정책대안 및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3) 정책대안 및 시사점 ● 국제표준화, 인증: 에코디자인, 배터리, 플라스틱, 디지털제품여권 등 빠르게 변화는 국제표준화 작업에 적극참여하는 한편 그에 대응하는 국내 제도적 기반 및 산업계 지원정책이 필요함 ● 기술개발: 영향력과 시장 가치가 높은 기술에 투자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형성할 필요가 있으며, 재제조 기술 및 폐배터리·폐태양광패널 순환경제 기술 등 미래 가치가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술 부문에의 투자 확장 및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함 ● 해외투자: 대기업, 벤처캐피털, 중소·중견기업은 투자대상 산업 다각화를 통하여 혁신 기회를 포착할 필요가 있으며, 정부는 ESG 투자 등에 관한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음 ● 국제협력: 글로벌 순환경제 이니셔티브 등에 참여도 제고 및 국제개발협력 사업에서의 순환경제 부문 전문성 강화를 통하여 공급망 안정화 및 시장확장 가능성을 모색할 필요가 있음
(1) 연구배경 및 목적 이 연구는 한국에서 노동정치가 이루어지는 주요 현장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와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그리고 지역 노사민정협의회(이하 ‘노사민정’) 사례로서 광주형 일자리를 분석한다. 민주화 이후 노동이 정치의 주요 행위자로 등장하며 노동정치 연구가 늘었으나 규범적 당위를 강조하는 연구가 주축을 이룬다. 대상과 거리를 둔 사례분석이 필요하지만 본격적인 실증분석이 없다는 점에서 본 연구가 출발한다. 중앙 노동정치의 현장인 경사노위와 환노위는 제도, 사람, 활동이란 세 차원으로 협의체의 성격을 드러내고자 했다. 지역 노사(민)정체제의 대표적 사례로 주목을 받았던 ‘광주형 일자리’는 중앙과 또 다른 지역 노동정치의 특징을 규명하고자 했다. (1) 주요 내용 본 보고서는 크게 8장으로 구성되어있다. 1장에서는 연구의 목적과 방법을 살펴본다. 2장에서는 경사노위의 제도적 형태와 구조의 변화를 확인하며, 3장에서는 경사노위에 참여한 노동⋅사용자⋅정부⋅공익위원의 인물정보를 통해 회의체의 구성적 특징을 살펴보았으며, 4장에서는 경사노위의 활동의 결과(합의, 권고, 제안)의 내용과 특징을 분석한다. 5장에서는 환노위 역사와 함께 제13대부터 20대 국회의원 전수조사를 통해 환노위 위원의 특징을 규명하고, 6장에서는 환노위에 발의되고 가결된 노동법률에 대한 정보를 분석했다. 7장에서는 광주형 일자리가 기획 단계와 협약 단계가 분리되며, 어떻게 '노동 없는 일자리' 사업의 출현이 가능했는지 정치과정을 상세히 밝히고 있다. 8장에서는 각 장의 분석을 요약하고 한국 노동정치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재구성했다. (3) 정책대안 및 시사점 이 연구는 한국 '노동정치'의 성격을 규명하고 의미를 해석하기 위해 문제의 틀을 전환하고, 가능성과 한계를 생각할 수 있는 관점과 사례를 제시하고자 했다. 노동정책 결정 공간의 조직/제도 사람과 활동을 객관화할 수 있는 방대한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국회가 향후 깊이 있게 질문하고 다루어야 할 질문과 주제를 부각하고자 했다.

브리프형 심층분석 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