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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스타트업 또 한번의 '잭팟'... 구글, 46조원에 위즈 인수 의미는? - 더밀크 | The Mii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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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20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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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Shutterstock)

"구글, 위즈 320억 달러에 인수… "클라우드 사업 경쟁력 강화 목적" "트럼프 2기 행정부 반독점 정책 시험대 될 인수 합병" 스타트업 M&A 시장 활기 예상..."세쿼이아 25배 수익 기대"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클라우드 보안 전문기업 위즈(Wiz)를 320억 달러(약 46조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구글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이자 2025년 들어 현재까지 가장 큰 규모의 기업 거래다. 이번에 인수된 위즈는 이스라엘 출신 스타트업으로 또 한번의 '잭팟 신화'를 만들게 됐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알파벳은 클라우드 사업 강화를 위해 이번 대규모 인수를 결정했다. 뉴욕에 본사를 둔 위즈는 기업이 클라우드에 저장하는 모든 데이터를 스캔해 보안 위협을 식별하는 기술을 보유한 클라우드 보안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현재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주요 클라우드 기업들에 보안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위즈는 2020년 아사프 라파포트 CEO가 설립한 신생 기업으로, 설립 후 빠르게 성장, 지난해 말 16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세쿼이아 캐피털, 안드레센 호로위츠, 인덱스 벤처스, 그리노크스 등 실리콘밸리의 유명 벤처캐피털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알파벳은 이미 지난해에도 위즈 인수를 시도했으나 당시 제시한 230억 달러의 인수가가 거절되면서 무산됐다. 당시 위즈 측은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는 이유로 인수 제안을 거절했으나, 최근 IPO 시장이 침체되면서 인수합병을 다시 검토하게 되었고, 결국 더 높은 금액에 합의가 이루어졌다.
이번 인수는 구글이 2012년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125억 달러에 인수한 기록의 두 배를 훨씬 웃도는 규모로, 구글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이 될 전망이다.
아사프 라파포트 위즈 공동 창업자 겸 CEO (출처 : 위즈 페이스북 )
1. 구글은 왜 위즈를 인수해야 했나?
구글의 위즈 인수는 클라우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생성AI 분야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이 더욱 중요해졌다. 특히 데이터 유출이나 해킹 등 데이터 보안 역량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클라우드 기업들은 보안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구글은 앞서 지난 2022년에도 사이버보안 기업인 '맨디언트'를 인수한 바 있다. 인수가는 54억달러 규모였다.
현재 구글 클라우드는 AWS, MS 애저 등에 이어 클라우드 시장에서 3위로 경쟁사에 처져있다. 구글 측은 "위즈 인수를 통해 클라우드 보안 기능을 강화하고, 생성AI 기업들이 보다 안전하게 멀티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18일 브리핑을 통해 위즈 인수가 구글의 클라우드 보안 역량을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AI가 새로운 리스크를 가져오고 있고, 멀티 클라우드 및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이 표준이 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들은 클라우드 보안을 개선하고 여러 클라우드 환경을 아우르는 사이버 보안 솔루션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위즈의 서비스는 기존처럼 AWS와 애저 등 다른 클라우드 플랫폼에서도 계속 제공될 예정이라고 토마스 쿠리안 구글 클라우드 CEO는 덧붙였다.
실리콘밸리 구글 클라우드 오피스 (출처 : shutterstock)
2. 트럼프 행정부 반독점 정책 시험대 될 것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합병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독점 정책에 대한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은 현재 두 건의 반독점 소송 중인 상황에서 이번 대규모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검색 엔진 사업과 관련된 소송에서는 이미 독점기업이라는 판결이 내려졌으며, 바이든 행정부는 크롬(Chrome) 브라우저 매각을 요구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또한 구글의 광고 기술 사업과 관련된 재판도 진행 중이며, 곧 판결이 나올 예정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이런 상황에서 위즈 인수는 반독점 규제 당국의 의중을 확인하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업계와 기업 경영진들은 올해 초부터 대형 인수·합병(M&A) 거래를 기대했으나, 시장 변동성과 미국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시장 신뢰가 약화된 상태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체로 인수·합병 규제를 완화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행정부 내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JD 밴스 부통령 등 일부 인사는 빅테크 기업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어 규제 방향에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구글의 위즈 인수가 이러한 규제 환경 속에서 최종 성사될 수 있을지, 향후 반독점 정책의 향방을 가늠하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출처 : DALL E / 김기림)
3. 스타트업 M&A 시장 활기 되찾나?
구글의 대규모 투자에 의한 인수·합병(M&A)은 스타트업 생태계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지난 몇 년간 침체됐던 스타트업 M&A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기관 피치북(PitchBook)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캐피털(VC) 지원을 받은 스타트업 M&A 거래는 2066건, 금액으로는 836억 달러로 집계됐다. 그러나 올해 1분기에는 382건, 136억 달러로 다소 주춤한 상태다.
만약 구글이 320억 달러 규모의 위즈 인수에 성공한다면 이러한 분위기에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M&A가 스타트업의 주요 출구 전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프 시어리 캐피털(Graph Theory Capital)의 매리엄 페팃 매니징 파트너는 "인수는 스타트업이 공모 시장의 변동성을 피하면서 장기적인 성장과 운영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며 "IPO보다 빠르게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스타트업들은 IPO 대신 지분 매각이나 인수 등을 통해 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추세다. 회계 감사, 구조 조정, 규제 준수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며, 상장 후에도 매 분기 실적 발표에 따른 시장 압박도 크기 때문이다.
특히 2024년 미국의 IPO 시장은 높은 밸류에이션과 낮은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VC가 지원한 대부분의 기업공개 성과는 저조했다. 인스타카트나 클라비요(Klaviyo), 아이보타(Ibotta) 등은 '모닝스타 성장지수(Morningstar Growth Index)'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전했다.
구글이 위즈 인수합병에 성공하면 승자는 세쿼이아 캐피탈(Sequoia Capital)을 비롯한 주요 벤처 캐피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세쿼이아는 이번 인수합병으로 약 25배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투자금대비수익률(MOIC)은 세쿼이아가 보유한 약 10%의 지분을 기준으로 계산된 것으로 30억달러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인덱스 벤처스는 약 1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인사이트 파트너스는 약 8%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4. 이스라엘 스타트업 생태계의 승리
구글에 인수된 위즈(Wiz) 창업자는 이스라엘 출신 아사프 라포포트(Asaf Rappaport)다. 그는 이스라엘 방위군(IDF)에서 엘리트 정보 유닛 81과 8200에서 복무한 후, 미국 컨설팅 회사 맥킨지(McKinsey)에서 했습니다. 그러나 라포포트는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해 창업의 길로 들어섰다.
이스라엘 '군인' 출신으로 창업, 미국의 빅테크 기업에 인수합병된 사례는 적지 않다. 지난 2015년 클라우드 보안 솔루션 아달롬(Adallom)은 마이크로소프트에 3억32000만달러에 매각 됐으며 사이버 위협 대응 플랫폼 사이버엑스(CyberX)도 마이크로소프트에 1억6500만달러에 인수됐다. 구글은 지난 2022년 이스라엘 출신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 업페이 시엠플리파이(Siemplify)를 5억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나스닥에 상장된 이스라엘 출신 기업도 많다. 대표적 사례는 웹사이트 제작 플랫폼인 윅스(Wix.com)가 2013년 상정됐으며 업무 관리 및 협업 플랫폼인 먼데이닷컴(Monday.com)이 2021년 상장됐다.
이스라엘은 전세계에서 1인당 엔지니어와 과학자 수가 가장 많은 국가 중 하나다.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분야 학위 취득 비율이 OECD 평균보다 훨씬 높으며, 군 복무 기간 동안 고급 기술 훈련을 받아 창업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많다. 실제 국민이 군대에 가야하면서도 STEM 전공자가 많은 것에 착안, 이스라엘 군대(IDF)의 엘리트 정보부대(8200부대 등)는 기술적 문제 해결 능력과 혁신적 사고를 키우려 하고 있으며 많은 창업자들이 군 복무 중 만난 인맥을 활용해 창업에 뛰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이스라엘 시장은 내수 시장이 작아서 시작부터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며, 국제적인 네트워크 구축에 적극적인 것도 특징이다. 이번 구글의 위즈 인수는 이 같은 이스라엘 스타트업 생태계의 또 다른 쾌거로 평가된다.